악순환 반복되는 국제원유시장

입력 2017-05-16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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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의 대표격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감산 연장에 전격 합의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OPEC 주도의 첫 감산에도 국제유가가 안정되지 못했던 학습효과에 향후 국제유가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석유장관과 알렉산더 노박 에너지 장관은 15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서 별도의 회담을 열고 9개월 감산 연장에 합의했다. 양국은 올 들어 상반기까지 하루 평균 산유량을 180만 배럴 줄이기로 한 지난해 말 합의 조건을 내년 3월까지 이어가기로 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와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인 러시아가 감산 연장에 합의하면서 오는 24~25일 열리는 OPEC·비회원국 회담에서 다른 산유국들도 감산 연장에 동참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이 영향으로 국제유가는 15일 장중 3% 넘게 뛰었다. 하지만, 이내 상승폭은 2%대로 줄어들었다.

올해 초부터 OPEC 주도의 감산이 진행되고 있지만, 국제유가는 최근 들어 등락을 거듭하며 불안정한 모습이다. 이 때문에 사우디와 러시아의 합의는 과거 카르텔의 담합이 통하던 시대가 지나자 나온 고육지책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990년대 후반만 해도 사우디가 이끄는 석유 카르텔 OPEC의 한 마디면 가격을 배럴당 10달러 올리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하지만 현재 그들의 입김은 투자 심리에만 표면적으로 영향을 미치는데 그칠 뿐 통제할 수 없는 요소가 더 많아졌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지적했다. 미국 셰일유 생산업체를 비롯해 새로운 산유국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원유재고가 쌓이고 잠재 수요가 감소하는 등 변수가 다양해지면서 석유카르텔의 영향력도 쪼그라든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들이 감산에 합의하자 국제유가는 한동안 오름세를 보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미국 원유재고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이들의 감산 노력이 무색해졌다. 이번 달만 해도 국제유가는 배럴당 44달러선이 붕괴되는 등 1년래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금도 러시아가 실질적으로 감산을 이행할지 불확실한데다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지역의 원유생산량이 계속 늘어나 감산 효과를 희석하고 있다.

이에 OPEC 주도의 감산 노력이 이어진다고 해도 국제유가가 오르는 효과는 제한돼 국제유가가 등락을 거듭하는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런던소재 시장조사업체 레드번의 롭 웨스트 파트너는 “감산 합의가 원유시장의 재균형을 곧바로 가져다주지 않는 것은 더 명확해지고 있다”면서 “그들은 공급과잉을 연장한 것일 뿐 원유시장 균형은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OPEC 카르텔이 생산량을 줄이면 북미 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리면서 공급과잉은 그대로 이어질 것이란 이야기다. 여기에 전기자동차의 대중화와 자동차 에너지효율 개선 등으로 원유 수요가 장기적으로 봤을 때 더 줄어든다면 과잉공급 문제는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감산보다는 과잉 생산을 억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NYT는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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