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사드 보복’ 출구를 찾아라

입력 2017-03-22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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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선영 산업1부 기자

“떡 본 김에 제사 지내고 있는 셈이죠.”

한 기업 관계자는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과 관련해 중국이 자국 산업 보호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사드 배치의 경우 중국 정부가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안보 문제와 얽혀 있는 만큼 이 같은 해석은 지나친 비약일 수 있다.

그러나 작금의 상황을 고려하면 딱히 부정할 수만은 없다. 중국의 한국 기업 때리기가 정도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그 방법은 치졸하기까지 하다. 불매 운동이나 수입 중단은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라고 치지만, 의도적 통관 지연이나 일방적인 계약 취소는 대응에 나서기도 어려울 지경이다.

수천억 원을 투자해 중국에 공장까지 세웠던 국내 배터리 업체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올해 초 중국이 한국 배터리 업체 제품이 탑재된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 명단에서 제외한 것이다. 당시 중국 정부는 전기차배터리 모범인증 기준안을 발표하면서 한국 업체들이 충족할 수 없는 조건을 노골적으로 내걸었다.

문제는 중국 정부의 이 같은 조치가 중국 기업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실제로 중국 전기차 배터리 업체는 최근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을 제치고, 중국이 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 최대 공급자가 된 것. 두둑한 보조금부터 외국 라이벌에 대한 견제까지 정부가 나서서 해주는 상황에서는 당연한 결과이다.

물론 질적인 측면에서 한국이 중국에 앞선 상황이다. 하지만 방심해서는 안 된다.

한 전문가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대해 “일본이 발명했고, 한국이 확장했으나, 결국 중국이 지배하게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사드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사드를 ‘핑계’로 삼아서는 안 된다. 적극 대응에 나서야 한다. 기업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응은 결국 ‘기술력’이다. 중국이 한국 기업들을 잡지 못해 안달인 이유도 한국 기업의 앞선 기술력 때문이다. 시장이 나서서 찾게 되면 정치적 이슈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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