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분열할 것인가...정치평론가 ‘야당의 선택’ 눈길

입력 2016-12-13 11:53 수정 2016-12-13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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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권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정국은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을 정도로 혼미하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염원하는 성난 민심의 촛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지만 대선에만 눈을 돌리고 있다. 친박과 비박이 연일 맹비난하며 분당을 채비를 하고 있다. 야당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이지만 벌써부터 분열의 조짐도 보이고 있다.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운 가운데 정치평론가 민영삼 교수(한양대)가 흥미로운 책을 펴내 눈길을 끌고 있다.

‘야당의 선택(지식중심 펴냄, 289쪽).’ 민 평론가는 “야당이 지금까지 보여준 반목과 갈등의 악습을 되풀이한다면 또 다시 보수층의 어부지리 집권을 지켜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1980년대 야당사를 쓰면서 보수가 결코 쉽게 몰락하지 않는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다”고 했다.

민 평론가는 “집권의 환경이 나아진 것은 박근혜 정권 비리에서 시작된 반사이익일 뿐이다. 이번 사태는 보수의 변혁과 동시에 야당에 대해서도 개혁을 바라는 국민들의 열망이 담겨 있다는 것을 야당 지도자들이 깨달아야 한다”면서 “야당의 선택은 이제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민 평론가는 “급변하는 정국을 36년 야당 역사(1980~2016)의 극적인 장면과 비사를 통해 야당통합의 길을 모색하길 기대한다”면서 “또 다시 반목과 갈등으로 분열한 것인가, 자기희생과 통합으로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울것인가, 야당은 선택의 기로에 섰다”고 덧붙였다.

민 평론가는 이 책을 통해 야당 36년사 중 자신이 겪었던 결정적 장면 3개를 꼽고 있다.

첫 번째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공덕동 로터리 10분 정차’다. 대선 전날이던 2002년 12월 18일 당시 정몽준 후보는 노무현 후보와의 단일화 약속을 파기한다. 캠프의 많은 선대위원들이 노 후보에게 빨리 정 후보 집으로 가서 설득하라고 채근했고, 노 후보도 마지못해 정 후보 자택으로 향했다.

당시 정대철 선대위원장을 보좌하고 있던 민 평론가는 정 후보가 자택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노 후보에게 전했다. 이에 노 후보가 타고 있던 차량은 10분간 공덕동 로터리 부근에서 정차하게 된다. 노 후보가 도착했을 때 정 후보는 5분 앞서 집으로 들어간 상태였고, 끝내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이 장면은 TV를 통해 그대로 보도됐고, 노 후보에 대한 동정론이 거세게 일며 승리의 요인이 됐다.

두 번째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미관이다. 참여 정부 인수위 시절 정대철 전 의원은 미국 특사 방문을 앞두고 노 전 대통령과 혜화동 자택에서 만났다. 그런데 정 전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미국 관련 언급에 대해 상당히 놀랐다고 한다. 다음은 정 전 의원이 민 평론가에게 털어놓은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이다.

“이게 나라입니까. 1994년 미국은 북한 영변 핵시설을 폭격한다는 계획을 우리나라한테는 일체 얘기나 통보도 없이 몰래 진행했습니다. 자주 주권국가인 우리에게 일언반구도 없이 이렇게 해도 되는 것입니까. 이게 나라입니까. 이렇게 무시당하고 살아야 합니까.”

마지막 장면은 고건 전 총리의 대권 도전 중도하차다. 민 평론가는 고건 캠프 공보팀장을 맡은 바 있다. 민 평론가는 고 전 총리가 대선 불출마를 하기 일주일 전 불출마 의사를 감지했다. 어느 날 고 전 총리가 갑자기 술을 마시자고 했고, 그 자리에서 고 전 총리는 시종 건강이 좋지 않은 말을 반복했다는 것이다.

이에 민 평론가는 고 전 총리가 대선 출마 뜻을 접은 것 아니냐고 추측했다. 확인해 보니 고 전 총리는 그보다 앞서 DJ를 예방하고 난 뒤 핵심 측근들에게 직접 불출마를 밝혔었다고 한다.

민영삼 평론가는 1984년 ‘아르바이트나 해보라’는 권유로 정치에 발을 들여 놓았다. 30여년간 ‘정치밥’을 먹고 있다.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 대학원 사회학과 박사과정(휴학)과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로 강단에 서고 있다. 세계최고의 조사기관인 A.C 닐슨 한국지사 사회연론조사본부 선임연구원을 지냈고, 서울시의원, 임창열 전 경기도지사 비서실장, 새천년민주당 부대변을 거쳐 정대철 민주당 대표 정무특보, 노무현 대통령후보 선대위 부대변인, 고건 대통령후보 캠프 공보팀장, 문재인 대통령후보 국민통합위 전략기획단장 등을 역임했다. 종편 TV 정치시사 프로그램 인기패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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