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누진제 개편 공청회 3안 무게... 지속 가능성 문제 제기도

입력 2016-11-28 14:49 수정 2016-11-29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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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개편하기 위한 공청회가 한국전력공사 주최로 28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시민과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국회에 전기요금 누진제를 3단계 3배수로 완화하는 개편 방안을 보고한 후 첫 의견 수렴에 나선 공청회장에서는 문제 제기가 한꺼번에 쏟아졌다.

이날 공청회를 주최한 한전은 올해 여름 ‘요금 폭탄’ 논란으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사과로 시작했다.

이날 공청회는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두 시간가량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질의응답 시간이 촉박해 공청회가 ‘요식행위’가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정부가 내놓은 주택용 전기 요금 누진제 개편안은 ‘폭탄 전기 요금’ 논란을 잠재우면서 지금보다 전기 요금 부담이 늘어나는 가구가 없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필수사용량 보장공제로 200kWh 이하 사용가구에 대해 일괄적으로 4000원을 할인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동ㆍ하절기 기간 동안 1000kWh 이상의 ‘슈퍼유저’에 대해서는 기존 최고요율(709.5원/kWh)을 적용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패널로 참여한 전문가들은 누진제를 시대에 맞게 개편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에너지 가격이 싸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당정 TF에 참여한 박종배 건국대 교수는 “세 가지 안 모두 장단점이 있지만, TF의 민간 위원들은 3안을 지지한다”면서 “산업부와 한전은 높아진 전력 수요를 어떻게 줄여야 할지, 발전소를 추가로 지어야 한다면 신재생에너지 등 대책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려해 달라”고 주문했다.

박주헌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은 “우리나라 주택용 전기요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30위 정도로 가장 저렴한 수준이다. 에너지 96%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에서 가격 희소성을 반영한다면 에너지 가격이 높아질 필요성이 있다는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전기요금을 원가에 의해서 결정하면 되는데 복잡하게 만들어 ‘소비자를 현혹’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박주헌 원장은 “단일요금제로 누진제를 폐지하면 좋겠지만, 합리적 소비를 유도한다는 순기능이 있다” 면서 “갑자기 단일요금제로 가면 저소비 계층 구간 가격은 올라가고, 다소비 구간은 가격이 내려갈 수밖에 없어 당장 적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전의 수익이 줄어들면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한 에너지 시민단체 대표는 “징벌적 누진제가 문제지, 무조건 요금을 내리라고 국민이 요청한 것은 아니다. 에너지 투자를 책임지는 한국전력이 내년부터 적자로 돌아서기라도 하면 저탄소 사회에 역행하게 되고, 미래 세대에게는 재앙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권기보 한전 차장은 “이번 개편 방안은 한전이 감내 가능한 수준이다. 향후 5년간 재무구조를 분석해서 나온 결과로 내년에 적자가 날 수도 있지만 흡수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민 과장은 “신재생 에너지 활성화가 저하되지 않는 수준을 넘어서 더 활성화될 수 있는 대책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장에서 전기요금 연구를 계속해 왔다는 한 전문가는 “한전이 전기를 사오는 도매시장 전력 구입가격과 송배전 변동비를 다 포함하면 향후 1~2년 비용 상승요인이 산재해 있어 이를 미리 반영해야 한다”면서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은 ‘부자감세’가 아니며 억눌려 있는 수요의 정상화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이번 누진제 개편 방안이 지속가능한지에 대해 손양훈 인천대 교수는 “현재는 국민의 고통을 해결하는 급한 문제 해결에 주안점을 뒀다”면서 “지금까지 전기요금 누진제에 억눌러 있던 전기 난방 등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지만 이른 시일 내 가격 문제를 검토하고 변화를 조정해 나가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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