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판 뉴딜’ 국내 건설업계 기회라는데…

입력 2016-11-15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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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1970년 진출 후 수주실적 미미…기술력 갖춘 美 건설사 포진해 쉽지 않아

‘트럼프판 뉴딜’에 국내 건설업계의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1조 달러 규모의 사회간접자본(SOC)을 투입해 노후 인프라를 대거 개선하겠다는 트럼프의 계획이 알려지면서 국내 건설사들이 이를 새로운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요소가 많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미국 제45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대규모 SOC 투자를 공약으로 내세워왔다. 교량·터널·공항·병원·학교 등을 잇따라 다시 지어 미국의 인프라를 재건하고 일자리를 되찾겠다는 전략이다. 규모는 무려 1조 달러(약 1150조 원)다. 트럼프가 핵심 공약을 줄줄이 수정하고 나서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수백만 명의 미국인에게 일자리를 되찾아주겠다고 호언장담했던 만큼 이 공약을 어느 정도는 현실화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대우건설은 이번 트럼프의 당선이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흘러나온다. 대우건설은 1997년 부동산 개발·운영회사인 트럼프사와 직접 연을 맺어 뉴욕 맨해튼의 유엔본부 부근에 세계 최고층 주거용 건물인 ‘맨해튼 트럼프 월드타워’를 건설한 바 있어서다. 당시 사업비 규모는 2105억 원이었다.

하지만 대우건설을 제외한 대부분의 건설사들은 트럼프와 별다른 인연이 없다. 국내 건설사들의 미국 진출 사례도 많지 않다. 그만큼 친밀도가 높지 않다는 얘기다.

실제로 국내 건설사들의 미국 내 수주액은 현대건설이 1970년 처음으로 진출한 이래 총 319건으로 87억2331만 달러(약 10조2088억8969만 원) 규모다. 삼성물산 17억7725만 달러(11건)를 비롯해 △SK건설 13억3109만 달러(5건) △현대엔지니어링 9억3426만 달러(28건) △대우건설 4억2352만 달러(12건) △현대건설 3억8830만 달러(7건) △대림산업 2억3188만 달러(2건) △포스코건설 6280만 달러(5건) △GS건설 3001만 달러(4건) 등이다. 이 중 삼성물산과 현대엔지니어링은 공사 건수와 규모면에서 다른 건설사의 수주액을 압도하지만, 대부분 그룹 내 관련 공사여서 미국 내 사업물량을 잡았다고 보기 어렵다. 트럼프와 직접적 인연을 가진 대우건설도 2000년대 들어 미국 내에서 한 건의 공사도 진행하지 않았다.

미국은 고도의 기술력을 가진 내로라하는 건설사들이 많은 데다 토목분야 발주의 경우 현지 업체들이 수주하는 경우가 많아 국내 건설사가 수주하기란 쉽지 않다는 게 건설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유위성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1000조 원 이상의 SOC 투입을 공언했지만 실제 규모를 두고봐야 하는 데다, 벡텔 등 기술력과 프로젝트 관리 능력이 앞서는 글로벌 기업이 자리 잡고 있어 사실상 쉽지 않을 것으로 봐야 한다”며 “트럼프의 정책이 자국 고용을 우선할 것으로 보이는 점도 한계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내놓고 있는 인수합병(M&A)을 통한 미국시장 진출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유 위원은 “M&A가 경영학적으로 현지 시장에 진출하는 최선의 방법이지만 시기적으로 늦은 데다 건설업계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에서 그만한 자금력을 내세우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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