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메이저 숨통까지 조이는 전기차…석유관련주 투자자 씨 말린다

입력 2016-10-19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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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10년 안에 전 세계 자동차 50% 전기차가 차지할 수도…투자자들 대거 석유기업 주식 매도 위험”

전기자동차가 석유 메이저 기업들의 숨통도 조인다. 3대 국제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는 18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배터리 기술의 발전으로 전기차 시대가 예상보다 빨리 오면서 투자자들이 대거 석유기업 주식을 팔아치우는 ‘죽음의 소용돌이(death spiral)’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피치는 “배터리에서 동력을 얻는 자동차의 광범위한 보급은 석유산업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며 “에너지 기업들은 이런 급격한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보고서의 주요 저자인 알렉스 그리피스 피치 매니징 디렉터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석유업체들이 모래 속에 머리를 파묻고 이런 트렌드가 지나가기만을 바란다면 반드시 문제가 될 것”이라며 “이들은 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거듭 경고했다.

석유산업만이 이런 파괴적 혁신의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다. 화력발전 비중이 큰 대형 전력업체들도 배터리 기술이 발전해 태양광과 풍력발전이 직면한 전력생산이 잠시 중단되는 문제를 해소하면 생존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피치는 지적했다. 예를 들어 그동안 태양광과 풍력발전은 밤이나 바람이 없는 날에는 발전기를 돌릴 수 없지만 배터리로 낮에 생산된 전력을 저장하면 피크타임에도 안정적으로 송전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피치는 “지난 2014년 전체 석유 사용의 55%를 자동차 등 운송 부문이 차지했다”며 “석유산업이 이런 혁신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가장 극단적인 시나리오 하에서 전기차가 앞으로 10년 안에 전체 자동차시장의 50%를 차지해 유럽 휘발유 수요의 약 4분의 1이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전히 배터리 가격이 너무 비싸 전기차 가격 경쟁력이 휘발유나 디젤 차량보다 뒤떨어지는 상황에서 피치의 가정은 너무 지나치다고 여겨질 수도 있다. 현재 전 세계 도로 위를 달리는 전기차는 약 120만 대에 불과하다. 반면 전체 자동차 대수는 10억 대에 이르고 있다. 또 전체 신차 판매에서 전기차 비중은 1%도 안 된다.

하지만 피치는 기술의 빠른 발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배터리 가격은 1킬로와트(kWh)당 268달러(약 30만 원)인데 이는 2008년보다 73% 떨어진 것이라고 피치는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배터리 가격이 1kWh당 100달러가 되면 전기차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일부 자동차업체는 2020년대 초반이면 이를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일부 석유기업도 이런 파괴적 혁신에 대비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프랑스 토탈은 올해 초 배터리업체 사프트를 인수했다. 영국 BP도 연말까지 미국 풍력발전소 확대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세계에너지총회(WEC)는 전날 보고서에서 “전기차 보급과 기타 기술 혁신 등의 재생에너지 부문의 개선이 빠르게 이뤄지면 오는 2030년에 석유수요가 정점을 찍고 나서 이후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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