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정치펀치] 추미애와 김무성의 공통점과 차이점

입력 2016-08-31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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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추미애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의 새로운 당대표로 선출됐다. 추미애 의원이 새로운 당대표로 선출된 데에는 친문들의 지지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많다. 그래서 새누리당은 친박 대표, 더불어민주당은 친문 대표라는 말이 나온다. 그런데, 이런 분석에 일부 동의하면서도 일부분은 동의할 수 없다. 이정현 대표는 원래부터 친박이었던 반면, 추미애 대표는 태생적으로 따지면 친노가 아니라 동교동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추미애 대표가 친문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당대표가 된 것이라면, 이는 ‘이적(移積)’이 성공적이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더구나 추미애 대표는 과거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 탄핵에 찬성했었다. 그래서 친노, 친문과는 구원(舊怨)이 있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친노, 친문들은 이른바 순혈주의적 특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다. 다시 말해서 자신들의 그룹에 아무나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결속력이 강한 ‘우리 의식’이 친노, 친문들을 감싸고 있다는 것인데 앞서 언급한 이유들을 종합해 보면 친노, 친문들이 추미애 후보를 밀었다는 사실은 놀라울 따름이다. 오히려 정치적 경험이 거의 없는 김상곤 후보가 친노, 친문들의 구미에는 더 적합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결과는 추미애 후보가 당선된 것이다. 그래서 친노, 친문들이 어떤 판단에서 추미애 후보를 밀었는지 사뭇 궁금해진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는 친노, 친문의 의도대로 추미애 신임 당대표가 움직일지도 궁금해진다. 일단 추미애 신임 당대표는 풍부한 정치적 경험을 갖고 있는 정치인이다. 그러니까 정치적으로 산전수전 다 겪은 인물이라는 말이다. 이런 인물은 일반적으로 특정 계파의 의도대로 잘 움직이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친노, 친문들은 의도하지 않은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가능성이 있다는 말은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선 가도에도 얼마든지 복병이 나타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물론 반대의 상황도 예측할 수는 있다. 그러니까 추미애 대표가 친노, 친문들의 의도대로 움직일 가능성 말이다. 이런 예측은 현재 더불어민주당 내의 모든 일이 친노와 친문들의 의도대로 풀렸기에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추미애 대표의 정치적 행동을 보면 이럴 확률이 높지 않을 수도 있다. 이는 마치 과거 김무성 대표 체제의 새누리당을 연상하면 어느 정도 추론할 수 있다.

김무성 전 대표와 추미애 대표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보면 이렇다. 김무성 전 대표와 추미애 대표 모두 당내 다수파의 지지를 받아 선거에서 이겼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김무성 전 대표는 당시 당내 다수를 점했던 비주류의 지지를 받은 반면, 추미애 대표는 당내 다수파이자 주류인 친노, 친문의 지지를 받았다는 차이점이 있다. 그리고 김무성 전 대표는 태생적으로 민주계이고, 그 이후 친박으로 넘어왔다가 다시 이명박 정권하에서 친이계의 도움으로 원내대표를 맡은 바 있다. 한마디로 정통 친박은 아니라는 말이다. 추미애 대표 역시 동교동계로 출발해서 지금은 친노, 친문 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으니, 정통 친노가 아니라는 점에서, 정통 친박이 아닌 김무성 전 대표와 비슷하다.

이 같은 과거 경력으로 판단하면, 추미애 대표의 정치적 행보 역시 과거 김무성 전 대표의 행보와 유사할 가능성이 있다. 김무성 전 대표는 때로는 모호한 입장을 취하기도 했는데, 추미애 대표 역시 반드시 자신을 지지해준 친노, 친문의 입장을 대변하리라고 생각하기 힘든 구석이 있다는 것이다. 정치는 의리로 하는 것이 아님을 생각해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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