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 샐러리맨의 성공신화와 죽음

입력 2016-08-29 12:35 수정 2016-08-29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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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꽃들 산업1부 기자

“롤모델이 사라졌어요. 직장인의 성공 신화가 비극적으로 막을 내려 너무 안타깝습니다.”

한 사람의 죽음 앞에 적지 않은 직장인들이 드러낸 심경이다. 샐러리맨의 화려한 성공 신화가 비극적으로 막을 내렸다. 26일 검찰수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 얘기다.

이 부회장은 1973년 호텔롯데에 입사한 이후 43년 재직한 영원한 롯데맨이자 롯데 임직원의 정신적 지주였다. 이 부회장은 1997년 50세에 롯데쇼핑 대표이사를 맡았고, 2011년 롯데그룹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 본부장으로 발탁돼 롯데그룹에서 비(非) 오너일가로 유일하게 부회장으로 승진한 샐러리맨의 성공 신화의 주역이었다. 비 오너가 전문경영인으로서 19년간 CEO자리를 지킨 것은 국내 500대 기업 중 최장수 기록이다.

꼼꼼한 업무능력과 현장을 우선시하는 경영스타일,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의중을 잘 헤아리는 능력과 직원들과의 활발한 소통 자세 등이 이 부회장을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꿈꾸는 성공신화의 주역으로 자리 잡게 했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을 포함한 롯데그룹에 대한 전방위 수사가 전개되고, 검찰의 소환을 앞둔 시점에서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자살 원인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나오지만, 그의 죽음은 직장인들에게 또 다른 좌절을 안겨준다.

오늘도 성공의 꿈을 안고 출근하는 직장인들은 이 부회장의 자살을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지 않았어도 실력을 갖추고 노력하면 최고 경영자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성공신화의 조종(弔鐘)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서글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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