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맨 신화 자살로 마감…이인원, ‘야무진 일처리+리틀 신격호’

입력 2016-08-26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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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사 일처리 철저하게 하고 추진력 있게 회사를 이끈 분이었는데….” 롯데그룹 직원들은 망연자실했다.

샐러리맨 성공 신화이자 롯데그룹 ‘2인자’, ‘리틀 신격호’로 불리는 이인원(69)정책본부장(부회장)이 26일 검찰 소환을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기 때문이다.

한국외국어대 일본어과를 졸업한 후 지난 1973년 호텔롯데 입사해 관리담당이사대우로 승진하며 1987년까지 14년간 근무했다. 1987년 롯데쇼핑으로 자리를 옮긴 뒤 백화점의 관리와 상품구매, 영업 등의 핵심 업무를 고루 거친 뒤 1997년 50세에 롯데쇼핑 대표이사를 맡았다. 대표이사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며 롯데 쇼핑을 유통업계 부동의 1위 자리에 올려놓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11년 롯데그룹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 본부장으로 발탁돼 롯데그룹에서 비 오너 일가 중에서 최초로 부회장으로 승진한 것은 이 부회장의 능력과 면모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부회장은 뛰어난 일어실력과 철저한 업무스타일로 지근거리에서 신격호(94) 총괄회장을 보좌해 두터운 신임을 얻었다. 이 부회장의 업무 스타일은 ‘의심나면 끝까지 파헤치는’ 철저함을 보이고 불시에 점포 매장을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는 등 현장을 중시한다.

이러한 이 부회장의 스타일은 돌다리도 두들기며 확인하는 경영스타일을 보이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눈에 들어 승진을 거듭하며 총수 일가와 그룹 대소사는 물론 계열사 경영 총괄과 자금 관리 등 거의 모든 경영사항을 챙겨 왔던 것이다.

이 부회장은 사생활이나 자신관리에 철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동기나 지인들의 청탁 등을 엄격하게 거절하는 등 공과 사를 분명히 하는 경영 스타일을 견지해 롯데 그룹 오너가 두터운 신뢰를 바탕으로 20년 이상 대표 자리에 앉는 유일무이한 전문경영인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또한, 이 부회장은 롯데그룹의 전반적인 살림살이와 핵심 사업을 관장하면서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해 계열사에서 잘 실행될 수 있도록 조정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이 때문에 롯데 직원들 사이에 이인원 부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복심’ 으로 통했다.

본래 신격호 총괄회장의 사람이었던 이인원 부회장이 신동빈 회장의 분신으로 부상한 것은 지난해 7월 시작된 형제의 난으로 명명되는 롯데사태 이후부터다. 이인원 부회장은 형제의 난과 올초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 수사가 본격화하는 과정에서 그룹의 전면에 나서 문제들을 진두지휘해왔다.

검찰의 롯데그룹 수사가 전방위로 진행되면서 황각규(61)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 소진세(66) 롯데그룹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총괄사장)과 함께 이인원 부회장도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됐다.

검찰의 수사의 칼날이 신격호, 신동빈 회장 등 오너가로 향하는 상황에서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앞둔 이인원 부회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음으로서 43년간 롯데에서 근무하고 20년 넘게 전문경영인으로 활약하며 쌓은 롯데 샐러리맨의 성공신화의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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