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수사로 ‘국부 유출’ 논란 재기… ‘일본 기업’ 꼬리표 뗄 수 있을까

입력 2016-06-11 21:44 수정 2016-06-11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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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롯데 그룹의 '심장'인 호텔롯데를 압수수색하면서 롯데그룹의 '국부 유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검찰이 롯데 그룹의 '심장'인 호텔롯데를 압수수색하면서 롯데그룹의 '국부 유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검찰이 롯데 그룹의 '심장'인 호텔롯데를 겨냥한 초강수 압수수색을 펼친 데는 롯데그룹의 돈이 한국에서 일본으로 빠져나가는 '국부 유출'이라는 논란 때문이기도 하다.

검찰이 롯데 그룹의 경영 전반의 비리 의혹에 '대수술'을 감행한 이유는 롯데의 불투명한 지배에 칼끝을 겨눈 것이라는 추측이다. 특히 검찰이 호텔롯데가 국내에서 거둔 배당의 99% 가량의 지분 구조를 타고 일본으로 유출되는 과정 전반을 살필 것으로 전해지면서 롯데의 정체성이 결국은 일본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롯데그룹은 연 매출 83조원에 계열사 80여개, 국내 12만 명과 해외 6만 명의 임직원을 둔 재계 서열 5위이다. 그런데도 대부분 상장되지 않아 지배구조는 베일에 싸여 있었다. 그러던 지난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의 '형제의 난'으로 롯데 그룹의 지분 구조가 일부 드러났다.

롯데그룹 총수 일가는 해외계열사와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를 활용해 극히 적은 지분율로 계열사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분율은 0.1%에 불과하다. 롯데그룹의 전체 매출액의 95% 가량은 한국에서 발생하지만 정작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의 지분은 거의 일본 계열사가 99% 보유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12개 L투자회사의 지분율이 72.65%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일본 롯데홀딩스(19.07%), 광윤사(5.45%) 등이 주요 주주다. 따라서 한국 롯데가 벌어들인 이익은 배당금 형태로 일본계열사로 빠져나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롯데뿐 아니라 롯데알미늄, 롯데물산의 지분도 일본롯데 계열사가 대부분이어서 일본으로 빠져나가는 현금은 상당한 규모일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호텔롯데가 상장을 마쳐도 여전히 일본계 지분이 60% 이상이고, 구주 매각 과정에서 조 단위 자금이 일본 롯데로 흘러들어간다는 것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한국 롯데를 지배하고 있는 일본 롯데 계열사들에 대한 지분구조 정보가 없다는 것도 문제시하고 있다. 현재 롯데그룹의 일본 36개 계열사는 모두 비상장이고 국내 86개 계열사 중 상장사는 8개에 불과하다.

폐쇄적인 지배구조와 롯데 기업의 정체성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롯데그룹은 순환출자 해소와 계열사 상장 등을 통해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롯데는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기업' 논란을 잠재울 것으로 기대했다. 롯데는 호텔롯데를 상장하면서 호텔롯데의 주식의 35%를 개인·기관투자자에 내놓을 계획이었다. 계획대로라면 호텔롯데에 대한 일본계 주주의 지분율은 65% 선으로 떨어진다. 그러나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인 '정운호 게이트'에 휘말리면서 호텔롯데 상장은 3주가량 늦춰졌다.

업계에서는 호텔롯데의 상장이 사실상 무기한 연기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호텔롯데 상장은 지배구조 개선과 일본기업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한 핵심"이라며 "기업공개로 2조 원 이상의 해외자본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를 국부 유출로 보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 수사로 전체 계열사가 위축된 것은 사실이지만 호텔롯데 상장은 국민과 한 약속인 만큼 예정대로 추진할 방침"이라며 "아직 일정 연기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는 없으나 사정이 허락하는 대로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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