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 모럴해저드 심각…인민은행에 “보증 서 달라”

입력 2016-05-1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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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국 기업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에 보증을 서 달라고 요구해 중국 기업들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더욱 심화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도시건설홀딩스그룹(CCCC)이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잠재우고자 인민은행에 명시적 보증을 요구하는 서신을 보냈다고 1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중국에서 정부가 기업과 금융기관에 암묵적으로 보증을 하는 일이 보편적이기는 하지만 일개 기업이 명시적 보증을 중앙은행에 요구한 것은 기업의 모럴해저드가 중국의 자본시장을 왜곡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FT는 설명했다.

CCCC는 중국 주택도시건설부 산하의 국영기업이었다가 복잡한 구조조정 속에 지난달 말 한 사모펀드가 지배주주에 오르면서 갑작스럽게 민영화됐다. 이에 홍콩에서 거래되는 자사 ‘딤섬본드’ 금리가 치솟자 CCCC는 인민은행의 금융안정부로 ‘회사 재정상황 안정화와 채권자 혼란을 피하기 위한 긴급한 요청’이라는 서신을 보냈다고 FT는 전했다.

서신은 인민은행에 구조조정이 투자자 사이에서 과도한 불안을 불러일으켰다고 호소하는 한편 자사가 국영기업은 아니지만 정부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디폴트는 생각조차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신은 “우리 그룹은 기율에 따라 공개할 수 없는 특별 임무를 수행 중이며 계속해서 공산당과 정부의 높은 신뢰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인민은행에 발신된 것으로 보이는 이 서신은 그다음 날 중국 인터넷 상에 퍼져 화제를 모았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CCCC의 위롄 회장은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을 역임하기도 했다.

서신은 협박 조로 “인민은행이 사회 안정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투자자들이 우리를 신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거듭 요구했다. 이는 기업 디폴트에 분노한 투자자들의 시위가 잇따르는 최근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FT는 설명했다.

중국 국영기업은 대부분 국유자산관리감독위원회(SAAC)의 관리감독을 받는다. 그러나 일부 기업은 여전히 다른 정부 부처 산하에 있었는데 중앙정부가 지난해 7월 이들 기업과 정부의 관계를 정리하라고 지시하면서 CCCC도 새 주인을 찾게 됐다. 이에 베이징카인드애그리컬처자산운용이라는 한 사모펀드가 지난달 99% 지분을 확보했다. 이 사모펀드는 중국 4대 시중은행 중 3곳이 투자한 펀드다.

CCCC는 서신에서 “170억 위안(약 3조564억원)의 부채가 있지만 국내 채권자가 대부분”이라며 “순자산은 230억 위안에 달해 재정적으로 탄탄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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