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4년전 옥시 조사때 '유해성' 알았다…검찰, 고발에도 ’모르쇠’

입력 2016-05-16 11:30 수정 2016-05-16 12:46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당시 옥시 안전보건자료 받고도 판매… 검찰, 최근 공정위서 당시 자료 받아 검토

옥시레킷벤키저(이하 옥시)가 가습기 살균제 원료의 유독성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4년전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서 밝혀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공정위는 이 사건을 법위반의 행위가 중대하고 소비자 피해가 크다며 검찰에 고발조치했지만 수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당시 검찰이 바로 수사에 들어갔다면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이렇게 커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공정위는 2012년 8월 옥시가 '옥시싹싹 New 가습기당번' 제품을 판매하면서 객관적 근거 없이 인체에 안전한 성분을 사용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것처럼 사실과 다르게 허위·과장의 표시행위를 했다며 시정명령과 과징금 5100만원, 옥시와 옥시 대표이사를 검찰 고발했다.

의결서를 보면 옥시는 가습기 살균제에 쓰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유해물질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정위 조사에서 옥시는 PHMG를 먹거나 흡입하면 안 된다는 내용이 적힌물질안전보건자료(MSDS)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MSDS는 화학 물질을 거래할 때 첨부하게 돼 있는 자료다.

의결서에서 공정위는 “피심인 회사(옥시)가 제품 원료에 대한 MSDS 내용을 몰랐다고 주장하지만 원료공급자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옥시에 MSDS 등 원료 정보가 이미 제공됐던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원료공급자인 SK케미칼이 제공한 MSDS에는 PHMG를 유해물질로 분류해 이 제품을 먹거나 마시거나 흡연하지 말도록 경고했다.

그러나 검찰 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그로부터 4년이 지난 후였다.

가습기 살균제가 사망의 위험 요인으로 추정된다는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는 2011년 8월에 나왔고, 공정위가 이듬해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들이 원료 유독성을 알고 있었다는 것을 일차적으로 확인했다.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에 불복한 옥시의 소송에 대해 대법원도 작년 2월 옥시 패소 판결을 했다. 그런데도 진상 규명이 계속해서 늦어진 셈이다.

이 과정에서 옥시는 최근 검찰의 압수수색을 대비해 2001년부터 2011년까지 11년치의 MSDS를 통째로 폐기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검찰은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에 대한 공식 발표가 지난해 8월에야 나왔기 때문에 그 이전에 수사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검찰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검찰은 최근 공정위에서 당시 사건 관련 자료를 추가로 받아 검토하고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금융권 휘젓는 정치…시장경제가 무너진다 [정치금융, 부활의 전주곡]
  • 요즘 20대 뭐하나 봤더니…"합정가서 마라탕 먹고 놀아요" [데이터클립]
  • "책임경영 어디갔나"…3년째 주가 하락에도 손 놓은 금호건설
  • "노란 카디건 또 품절됐대"…민희진부터 김호중까지 '블레임 룩'에 엇갈린 시선 [이슈크래커]
  • "밀양 여중생 성폭행 가해자는 맛집 운영 중"
  • 새로운 대남전단은 오물?…역대 삐라 살펴보니 [해시태그]
  • 尹 "동해에 최대 29년 쓸 천연가스 매장 가능성...올해 말 첫 시추작업 돌입"
  • "이의리 너마저"…토미 존에 우는 KIA, '디펜딩챔피언' LG 추격 뿌리칠까 [주간 KBO 전망대]
  • 오늘의 상승종목

  • 06.03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7,050,000
    • +1.91%
    • 이더리움
    • 5,317,000
    • +0.19%
    • 비트코인 캐시
    • 652,500
    • +1.16%
    • 리플
    • 725
    • +0.28%
    • 솔라나
    • 230,200
    • -0.48%
    • 에이다
    • 632
    • +0.16%
    • 이오스
    • 1,136
    • -0.18%
    • 트론
    • 158
    • -1.25%
    • 스텔라루멘
    • 149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85,600
    • +0.29%
    • 체인링크
    • 25,100
    • -2.75%
    • 샌드박스
    • 640
    • +2.2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