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 지방 확대 첫 날 표정 우려 '한가득'…"안 그래도 줄었는데…"

입력 2016-05-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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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금융당국이 실시하는 비수도권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지방 주택매매시장에서 본격 적용된다. 대출 심사를 담보에서 상환능력 위주로 바꾸고 빌린 돈은 처음부터 갚도록 하면서 시장이 급격히 냉각될 것이라는 우려감이 일고 있다. 사진은 울산광역시 북구의 한 아파트 전경.(사진=연합뉴스)
▲2일 금융당국이 실시하는 비수도권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지방 주택매매시장에서 본격 적용된다. 대출 심사를 담보에서 상환능력 위주로 바꾸고 빌린 돈은 처음부터 갚도록 하면서 시장이 급격히 냉각될 것이라는 우려감이 일고 있다. 사진은 울산광역시 북구의 한 아파트 전경.(사진=연합뉴스)

"첫 날이라 아직 분위기에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올 들어 안 그래도 줄어든 거래가 더 위축될 것 같다"

지방 주택매매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 될 전망이다.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이미 냉각기에 접어든 매매거래가 비수도권을 대상으로 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시행으로 더 악화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일 지방 주택시장에서는 금융당국이 실시하는 비수도권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본격적으로 적용된다. 가계부채 증가를 두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금융당국이 대출 심사를 담보에서 상환능력 위주로 바꿔 적용한 제도다.

빌린 돈을 처음부터 갚도록 하는 것도 이번 제도의 핵심이다. 주택을 구매하기 위한 담보대출을 받을 때 이자만 내는 거치기간이 1년을 넘길 수 없고, 원금과 이자를 모두 초기부터 나눠 갚아야 한다. 이자를 우선적으로 갚고 원금을 갚을 수 있었던 과거에 비해 깐깐한 심사가 적용되면서 주택을 구매하려는 수요자들의 돈줄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다.

대구광역시 수성구의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난해와 분위기가 이미 극과 극이다. 아파트 매물을 내놓는 사람은 많지만 구매자들이 아예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대출규제가 강화된다고 하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벌써부터 움츠러들기 시작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우려감도 깊어지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 B공인중개소 측은 "첫 날인 만큼 분위기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올들어 줄어들기 시작한 거래가 더 위축될 걸로 보인다"며 "규제를 앞두기 전에 거래가 좀 나와야 하지만 집값이 너무 높아 수요자들이 부담스러워 하는 데다 규제 때문에 고민이 많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충청북도 청주와 울산광역시 등도 대부분 비슷했다. 점점 실종되어 온 거래량이 이번 규제로 인해 절벽으로 이러질 것이라는 우려다.

당초 금융당국은 이번 비수도권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시행이 대출 이용과 부동산 시장 분위기에 큰 충격을 가하진 않을 것으로 봤다. 이미 지난 2월부터 수도권을 대상으로 제도가 시행돼 시장이 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만큼 적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 3월 전국 주택매매거래량은 7만7853건으로 전년 동월(11만1869건)보다 30% 넘게 가라앉았다. 최근 5년 평균치인 8만6000건보다도 10%나 줄어들었다. 지난 2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먼저 적용된 수도권의 거래량 위축이 큰 영향을 미쳤지만 지방도 26% 나 떨어지며 만만치 않은 감소폭을 보였다. 올해 3월까지의 누계 거래량도 19만90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나 떨어졌다. 수도권은 전년 동월보다 12.4%, 지방은 6.4% 줄었다.

지방의 주택매매시장 냉각은 가격 하락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전국 700만여 가구 아파트 중 3.9%가 전년 12월 대비 집값이 하락했다. 이 중 대구는 전체 41만 가구가 넘는 아파트 가운데 12%인 5만여 가구가 집값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전국에서 아파트값이 떨어진 가구수 비중이 가장 컸다.

2009년부터 작년까지 7년 동안 평균 51.3% 오름세를 보였던 지방(5대 광역시) 아파트 가격은 가격 상승 피로감과 시장의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급격히 냉각되는 모습을 보여왔다.

전문가들은 가격 피로감을 보일 만큼 수직상승세를 이뤘던 지방 주요 도시 외에 이같은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확산되면서 부동산 시장 전체를 침체에 빠뜨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수도권은 정부의 대출규제로 인한 파동을 겪은 2월 이후 관망기조가 짙어졌다"며 "정부의 여신심사 선진화 방안이 전국으로 확대되면 대구, 울산 등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는 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지방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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