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벤처스 수사] “가뜩이나 얼어붙은 창업 생태계에 찬물”

입력 2016-04-2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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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대표, 안목·네트워크 갖춘 인물” 고영하 엔젤투자협회장 유감 표명

호창성 대표의 구속 소식에 벤처업계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엔젤투자협회 고영하 회장은 12일 이번 일을 계기로 벤처업계 투자가 위축돼선 안 된다고 유감의 뜻을 전했다. 중소기업청이 팁스 프로그램 전반을 관리한다면 엔젤투자협회는 운용사를 선발하는 곳이다. 고영하 회장은 "안 그래도 창업 생태계가 열악한데, 투자를 활성화해도 모자랄 판에 이번 일로 젊은이들이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하겠느냐"고 말했다.

고 회장은 "투자자들이 창업에 대한 투자를 기피하는 이유는 초기 리스크가 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고 회장의 말처럼 초기투자는 모험자본으로 불린다. 미국의 경우 벤처 투자자 규모가 30만명 정도인 데 반해 국내에는 선대 창업가를 포함한 투자자가 1000명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협회가 운용사를 선발하는 기준은 두 가지다. 초기투자 경험이 있어야 하고, 투자자 본인이 창업에 성공해서 그 분야에 대한 안목이 있고 지원 가능한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어야 한다. 협회는 이 기준을 토대로 더벤처스를 포함해 총 21곳의 팁스 운용사를 선정했다. 고 회장은 호 대표의 더벤처스가 "창업가에게 투자를 잘 해 줄 수 있는 투자자가 되기에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고 주장했다.

다른 팁스 운용사가 전문경영인에 의해 운영되는 것과는 달리, 더벤처스는 2014년 호창성 대표가 사비를 털어 설립된 회사다. 성공한 창업가가 후배에게 재투자하는 선순환 창업생태계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각종 분야의 전문가들이 뭉쳤다. 이 때문에 '호 대표가 벤처업계에서 상징성이 있는 인물이고 파급력이 있기 때문에 수사 대상 1호가 된 게 아니냐'는 업계 시각도 있다.

더벤처스가 투자한 스타트업 중 한 곳의 대표는 "이번 수사로 업계 분위기가 안 좋아져서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이어 "우리는 검찰 수사대상에서 빠졌고, 더벤처스 투자를 받는 것에 대해 불만도 없다"고 덧붙였다.

호 대표의 구속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더벤처스도 당황한 기색이다.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6일 더벤처스는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더벤처스가 보유한 지분 가치가 상승한 것은 창업팀과 함께 사업을 성장시킨 노력의 결과일 뿐 부당한 차익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편취금액으로 알려진 50억원은 근거 없는 수치고, 초기기업의 기업가치를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취재에 응한 더벤처스 관계자는 "아직 기소 전이라 내용을 제대로 파악할 수가 없다"면서도 "지분을 무상으로 취득하고 허위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은 팁스 프로그램상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호 대표가 스타트업 지분을 무상으로 취득하고, 허위계약서를 작성해 검찰이 알선수재 및 사기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선투자 없이 집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분명히 투자가 이뤄질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팁스지원금은 현금이 아니라 포인트로 지급돼 엄격하게 관리된다"며 "지원금이 운용사에 바로 오는 구조가 아니고,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청이 관리주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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