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호의 중구난방] 정유사 성과급, 질타받을 일인가

입력 2016-03-0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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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2부 차장

‘정유 회사들 성과급 잔치’

‘장사 잘한 정유사들 최대 기본급 800% 성과급 포상’

‘저유가 재미 톡톡 본 정유사… 성과급도 쏠쏠’

‘정유 4사, 실적 급반전에 성과급 잔치 예고’

‘성과급 두둑… 설맞이 기분좋은 정유사 직원들’

‘저유가 은총, 정유업계 성과급 함박웃음’

지난해 저유가 기조로 5조원의 합산 영업이익을 낸 정유사들이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는 언론 보도에 인터넷 여론이 시끌시끌하다. 국내에서 폭리를 취해 낸 이익으로 그들만의 배를 채우고 있는 것처럼 비쳐지면서 팽배해진 비난 때문이다.

이러한 반응에 정유사의 속내는 답답하기만 하다. 장사가 잘돼 벌어들인 수익을 직원들에게 되돌려주는 정당한 기업 활동임에도, 소비자들은 국제유가가 하락했음에도 정유사들이 국내에서 판매하는 기름 값을 낮추지 않고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여기고 있어서다.

그렇다면 과연 정유사들이 국내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이 폭리라고 할 만큼 지나칠 정도이고 서민들의 어려움은 모르쇠로 일관하며 이익을 내는 것에만 치중하고 있을까? 일단 정유사가 국내에서 올리는 매출은 전체 매출 중 절반에도 못 미친다. 오히려 한국 경제 수출의 한 축을 담당하는 효자산업이라 할 수 있다.

정유업계 선두주자인 SK이노베이션의 경우 2007년 수출이 매출의 50%를 넘은 이래 꾸준히 증가해 70%를 넘어섰다. 정유4사의 합산 수출 비중도 50%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정유4사의 석유제품 수출 물량은 저유가 기조를 타고 사상 최고치인 4억7739만 배럴을 기록했다. 2011년 이후 5년 연속 4억 배럴 이상 수출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그럼 정유사들이 국내에서 폭리를 취하고 있느냐 하면 그것 역시 ‘그렇다’고 보기 어렵다. 국내 정유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4% 수준으로 우리나라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인 4%에 근접하거나 모자라는 정도다. 특히 국내에서 기름을 팔아 벌어들이는 영업이익률은 평균치보다 더 떨어진다.

그렇다고 정유업이 타 업종처럼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도 아니다. 정유업은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은 대표적인 장치산업이다. 성과급 포함 인건비 비중이 매출액 대비 2% 안팎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현대자동차의 인건비가 10%에 육박하는 것에 비하면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국제유가 인하 폭을 체감하지 못하는 국민과 폭리를 취하지 않은 정유사, 고객의 불만을 일선에서 감수해야 하는 주유소의 한탄 등 모두가 불만족한 상황에서 웃는 자는 누구인가. 바로 한 해 수십조원의 유류세를 거둬들이는 정부다. 원유 가격이 0원이라도 소비자들이 ℓ당 900원 이상의 유류세를 지불하고 휘발유를 사야 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일이다.

정유업계 근로자들은 주말과 명절은 물론, 밤잠을 잊은 채, 있어서는 안 될 일이지만 때로는 인명 사고의 위험을 감수하며 일하는 근로자일 뿐이다. 이들이 정당하게 받아야 할 성과급에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은 지양해야 할 일이다. 다만, 한 가지 정유업계에 바람이 있다면 직원들에게 화끈하게 쏘는 성과급만큼이나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 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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