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님이 디자이너?"…기장군 CI 변경, 더 커진 절차 논란

입력 2026-08-05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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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빈 기장군수 (사진제공=중앙선거관리위원회)
▲우성빈 기장군수 (사진제공=중앙선거관리위원회)

기장군이 군기(CI) 변경 논란과 관련해 "우성빈 군수가 직접 도안을 했고 인수위원회가 보정 작업을 도왔기 때문에 별도의 디자인 용역비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해명하면서 논란의 초점이 비용에서 절차와 정책적 필요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기장군은 본지 보도 이후 "새 군기는 우성빈 군수가 직접 구상하고 도안했으며, 인수위원회가 보정 작업을 지원했다"며 "외부 용역을 발주하지 않았기 때문에 별도의 디자인 비용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기존 군기를 일괄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군수의 지시에 따라 파손되거나 노후된 시설부터 순차적으로 교체할 계획"이라며 예산 낭비 우려도 일축했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은 또 다른 의문을 낳고 있다.

이번 군기 변경은 16년 동안 사용해 온 기장군의 공식 상징을 바꾸는 사업이다.

일반적으로 지방자치단체의 CI는 도시 비전과 브랜드 전략을 담아 전문적인 개발 과정을 거친 뒤 공공시설물과 홍보물, 행정서식 등을 일관성 있게 적용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기장군 CI가 변경되어 군기에 적용되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제공=기장군)
▲기장군 CI가 변경되어 군기에 적용되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제공=기장군)

반면 기장군은 군수가 직접 도안을 하고, 노후 시설부터 순차적으로 교체하는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지역에서는 "그 정도 수준이라면 왜 굳이 군기를 바꾸는 것이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한 지역 인사는 "도시 브랜드를 새롭게 구축하려는 것도 아니고, 기존 군기도 그대로 유지하면서 단계적으로 바꾼다면 군민들이 기존 상징을 바꿔야 하는 이유부터 설명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순차적으로 조금씩 바꾸겠다는 것만으로는 정책적 필요성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역 원로는 "군수가 직접 군기를 디자인했다는 설명 자체가 상당히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며 "공식 상징물은 개인의 작품이 아니라 군민 모두의 자산인 만큼 충분한 공론화와 전문가 검토, 군민 공감대가 선행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논란은 인수위원회의 역할에서도 이어진다.

취재 결과 민선 9기 기장군수직 인수위원회에는 디자인기획사인 M사 대표 A씨가 인수위원으로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장군은 인수위원회가 '보정 작업'을 지원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A씨가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고 있다.

단순히 군수가 직접 그린 도안을 디자인적으로 다듬는 수준이었는지, 상징체계와 응용디자인 개발까지 관여했는지 등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군민을 대표하는 공식 상징물 변경 과정에서 인수위원회의 역할과 범위를 보다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브랜드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의 핵심이 비용이 아니라 절차라고 강조한다.

노정태 라온위플 대표는 "CI 변경은 단순히 로고 하나를 바꾸는 작업이 아니라 모든 적용 매체(Application)까지 일관성 있게 반영돼야 브랜드 정체성이 완성된다"며 "새 CI와 기존 CI가 장기간 혼용될 경우 군민은 물론 관광객들에게도 혼란을 줄 수 있고, CI 변경 효과 역시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CI를 변경할 때는 간판과 공공시설물, 각종 홍보물, 디지털 콘텐츠 등 적용 계획까지 함께 설계하는 것이 브랜드 관리의 기본 원칙"이라며 "공식 상징물은 특정 개인의 아이디어만으로 접근할 사안이 아니라 행정과 의회, 군민이 함께 공유하는 공공자산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디자인 비용이 아니다.

군수가 직접 도안해 용역비를 아꼈다는 설명과, 노후 시설부터 순차적으로 교체하겠다는 방침만으로는 왜 16년 만에 군기를 바꿔야 하는지에 대한 정책적 필요성과 기대 효과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더욱이 디자인기획사 대표가 인수위원으로 참여한 사실까지 확인된 만큼, 인수위원회가 실제 어떤 역할을 했는지, 군기 변경 과정은 어떤 절차를 거쳐 추진됐는지에 대해 기장군의 보다 구체적이고 투명한 설명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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