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중의 휘뚜루마뚜루] 총선의 해가 밝았다

입력 2016-01-1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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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중 정치경제부 차장

최근 거짓말을 소재로 한 연극 ‘라이어 1탄’이 인기를 끌고 있다. 5분 거리의 동네에서 두 집 살림하는 택시기사 존 스미스가 주인공이다. 존은 절묘하게 시간을 조절해가며 ‘완벽한 이중생활’을 한다.

시시때때로 벌어지는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존과 주변 인물들의 임기응변은 관객의 폭소를 자아낸다. 친구 존의 거짓말을 돕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스탠리와 그들을 쫓는 트로우튼과 포터하우스 형사 사이에서 쫓고 쫓기는 연출도 볼거리다.

트로우튼 형사가 뜬금없이 영어 단어 액세서리(Accessory)의 뜻이 무엇인지 스탠리를 다그치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장신구라는 뜻 외에 ‘방조범’이라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는 이 단어를 통해 존의 거짓 행위를 도와주고 있는 스탠리를 꼬집은 것이다.

존과 주변인들의 거짓말이 나중엔 눈덩이처럼 불어나 감당하기 힘든 지경에 몰리게 되지만, 존의 이중생활은 끝내 들통이 나지 않고 막을 내린다.

온갖 거짓으로 위기에 몰리기도, 위기를 모면하기도 했던 존을 보면 지금의 정치인들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숱한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고 고비를 맞기도 하지만 대부분 건재하다는 점이 똑같다.

정치인들의 거짓말이 정점을 찍는 때는 선거철이다. 소수를 위한 정책보다는 규모가 크고 굵직한 사업, 재산상 이익을 취할 수 있는 개발 사업, 막 퍼주는 공짜 공약을 해야 표를 얻는다고 생각하는 게 일반적이다.

4·13 총선을 앞둔 지금 곳곳에서 터무니없는 공약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어떤 후보는 서울과 지방 소도시를 잇는 전철을 놓겠다고 하고, 또 다른 후보는 철도 지하화를 약속한다. 막대한 재정과 시간,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대형 사업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던진다.

어떤 지역에서는 예비후보들 간에 과대·과장 공약을 앞다퉈 내놓더니 나중에는 서로 포퓰리즘이라며 공격하고 싸우는 경우도 있다.

포장만 그럴싸하게 만든 허튼 공약들은 유권자가 조금만 관심을 두고 들여다보면 얼마나 허무맹랑한 것인지 금세 알아차릴 수 있다. 잠깐만 따져봐도 실현 가능성을 충분히 가늠해볼 수 있는 것들이 태반이다.

정치인들은 외부 충격이 없으면 결코 스스로 바뀌지 않는다. 유권자가 손을 놓은 채 언론이나 전문가들이 검증해주기만 바란다면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이제는 투표에 참여하는 것만으로 주권을 행사했다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 선거 때면 투표를 독려한답시고 연예인 등 유명 인사들이 너도나도 SNS를 통해 투표 인증샷을 올리곤 한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에 휩쓸려 의무적인 투표를 해서는 결코 좋은 후보를 뽑을 수 없다. 투표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내가 어떤 후보를 선택할 것인지 조금 더 고민하고 선택할 필요가 있다.

표만 좇는 무능력한 거짓말쟁이를 걸러내고 지역과 나라 발전에 꼭 필요한 사람을 국회에 들이는 건 순전히 유권자의 몫이다. 제대로 된 사람을 뽑는 게 결국에도 우리가 잘 먹고 잘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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