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진의 루머속살]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입력 2015-12-16 10:26 수정 2015-12-16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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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진 자본시장부 차장

2015년 한 해가 저물어 간다. 필자도 어느덧 마흔을 바라보게 됐다.

지난 10년을 지켰봤던 주식시장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예전 벤처 붐 때 버블을 틈 탄 머니게임 세력들이 상장폐지 실질심사라는 제도를 통해 많이 정화됐다. 바이오 기업이라고 하면 사기꾼처럼 쳐다보던 시각도 많이 좋아졌다.

반갑지 않지만 파생상품 시장에는 양도세가 생겼고 주식 양도세율과 범위도 늘어나게 된다. ‘카더라~’는 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우고 매매를 하던 투자 풍토는 내부정보 불공정거래 강화로 누군가 종목을 추천하면 오히려 사지 말아야 하는 풍토로 바뀌고 있다.

그렇지만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 또한 주식시장에는 존재한다. 주식시장은 8년째 2000포인트를 오락가락 반복하는 박스권이다.

역대 정권 모두 증권시장을 선진화하겠다고 외쳤지만 여전히 후진국형 증권시장에 머물러 있다. 영업직원들을 옥죄며 고객들의 자산 관리보다는 잦은 매매를 통한 수수료 수입에만 의존하고 있는 증권사들도 변하지 않았다. 주식으로 돈을 벌면 범죄인 보듯 하는 시선도 그대로다. ‘개미 필패’라는 말도 여전하다.

현금이 필요하면 ATM에 달려가듯 상장사 오너들이 자금이 필요할 때만 주주들을 찾는 풍토 또한 변하지 않았다. 평소 쥐꼬리만한 지분으로 막강한 권한을 휘두르는 오너들은 정작 회사가 어려워지면 책임지지 않는 것 역시 변하지 않고 있다. 주주들에게 배당과 투자 수익을 안기기는커녕 쥐어짜며 증자해 돈을 거둬들인다. 사재 일부를 내겠다는 시늉과 함께.

그러다 보니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고통은 늘어만 간다. 주식 양도세를 확대한다고 하지만 부동산도 해주는 양도세 장기보유 세제 혜택은 개인투자자들은 꿈도 꾸지 못한다. 그러면서 장기투자 하라고 하니….

선진국 제도를 도입한다고 하면서 개인투자자들에게 불리한 제도만 들여오는 것 또한 여전하다. 공매도가 활성화돼 있는 미국의 제도를 들여오면서 개인도 기관투자자와 같은 조건에서 공매도할 수 있다는 것은 빼놓고 도입했다. 양도세 장기보유 세제 혜택 제도 역시 태평양 바다 한가운데 빠뜨리고 왔다.

주식투자자들은 주식회사처럼 올해 이득을 봐도 전해에 손해를 봤다면 손실분을 공제해주는 손실이월공제제도는 왜 없느냐고 불만이 많다. 공매도나 손실이월공제 제도와 같은 개인투자자들의 요구에 대꾸조차 않는 금융당국 역시 10년이 되도록 변하지 않고 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10년이 다 되도록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주식시장에서 개인들에게 손실이월제도를 적용해 주면 걷을 세금이 있겠느냐고.

내년에는 6촌까지 합산해 일정 기준이 넘으면 양도세를 내는 제도가 시행된다. 누군지 얼굴은커녕 이름도 모르는 6촌에게서 연락이 올지도 모르겠다. 얼마나 반가운가. 살면서 얼굴 한 번 보지 못했던 부자 6촌에게 연락을 받는다면.

한 해를 우울한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하는 주식시장이지만 그래도 희망의 끈은 놓지 말자.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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