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ㆍ중공업, 장기불황에 ‘청춘의 꿈’도 저문다

입력 2015-12-1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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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슬림화에 2030세대도 명퇴 대상 ‘서글픈 현실’

“스물아홉 살에 명퇴당하는 경험을 다 해보네요. 꿈을 갖고 취업했는데, 이제 어떻게 하라고….”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 직원의 하소연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8일부터 연령 제한 없이 국내 사무직 300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하고 있다. 일부 부서에서는 스물세 살 계약직 여직원, 지난 7월에 입사한 신입사원에게도 희망퇴직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적잖은 파장이 일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장기 불황의 여파로 사상 최악의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조선과 중공업 기업들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명예퇴직 대상 연령을 젊은층까지 확대하면서 ‘청춘의 꿈’이 꺾이는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명퇴 대상이 50대에서 점차 낮아지더니, 급기야 신입사원들도 안심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올초 현대중공업을 시작으로 조선업계가 일제히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3대 조선업체에서 일자리를 잃은 직원만 2000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눈여겨볼 대목은 어느 정도 슬림화한 조직을 더 쥐어짜기 위해 20~30대 명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점이다. 한창 일할 나이인 과장급은 물론 대리급도 이제 명퇴 대상자에 포함됐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초 과장급 이상 사무직 1000여명을 희망퇴직 형태로 내보냈다. STX조선해양도 모든 직원으로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매년 인사평가에서 저성과자로 분류된 사무직원에 대해 직급에 관계없이 희망퇴직을 시행하기로 했다. 삼성중공업도 차부장급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상시적으로 받기로 했다.

역사상 전례가 없는 ‘무급 순환 휴직’에 돌입한 삼성엔지니어링 과장급 직원들도 발을 동동거리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 연말까지 700명 이상을 감원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젊은층 인력 구조조정이 시작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조선ㆍ중공업 기업들이 천문학적 적자로 사업의 존폐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직원 한 명이라도 더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어서다. 최근 대우조선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채권단으로부터 4조2000억원의 유동성을 지원받는 대신 장기적으로 인력을 1만명 수준으로 줄여나가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5년간 3000명 정도가 감원될 전망이다.

한편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두산인프라코어의 신입사원 퇴직 신청이 물의를 빚자 16일 “두산인프라코어 신입사원 희망퇴직을 철회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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