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보는 경제 톡] “일 때려치우고 커피숍이나 해볼까” 라고요?

입력 2015-11-17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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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커피를 무척 좋아합니다. 아침 출근해서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하루 종일 몽~~롱 하죠. 점심시간에 밥은 대충 먹더라도 카페는 꼭 찾습니다. 지난해 결혼할 땐 에스프레소 기계까지 혼수로 장만했습니다. 신랑은 only! 다방 커피만 마시는 데 말이죠.

아! 저 비싼 커피만 고집하는 그런 사람 아닙니다. 된장녀(우리 전통 음식인 된장을 비하하는 것 같아 이 단어를 싫어하긴 하지만)가 아니란 말입니다. 요즘 즐겨 마시는 커피는 1500원입니다. 알바생마다 맛이 미묘하게 다른데 그 이유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또 삼천포로 빠졌네요. 그래도 멀리 가지 않아 다행입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요즘 커피 좋아하는 분들 많습니다. 남녀노소 가리질 않습니다. 한 집 건너 한 집이 커피숍입니다. 두 집 건너 한 집인 치킨집보다 많습니다.

한국인의 뜨거운 커피사랑은 수치로 나타나는데요.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수입된 원두의 중량은 10만 2500t(톤)에 달합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9만 9400t)과 비교하면 3% 늘었습니다. 돈으로 따지면 4억 1600만 달러(4860억원)입니다.

감이 안 오시죠? 원두 수입 중량을 우리나라 인구로 나눠볼까요? 10만 2500t분의 5148만 2800명. 갑자기 복잡하시죠. 1인당 2kg입니다. 커피 한잔에 20g이 들어간다고 가정하면 100잔이 나옵니다.

‘엥? 하루에 한잔도 안 되네~’ 라고 생각하셨나요. 이게 평균이고요. 저 어렸을 때처럼 ‘애들이 커피 마시면 머리 나빠진다’고 믿는 학생이나, 커피만 마셔도 손 떨리는 제 친구 같은 사람 빼면 생각보다 많습니다.

(출처=MBC 뉴스)
(출처=MBC 뉴스)

커피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건? 돈 벌 기회가 많다는 거죠. 그래서 사람들은 커피숍만 가면 이런 말을 합니다.

“나도 일 때려치우고 커피숍이나 차려볼까?”

이 때문에 바리스타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한국커피협회가 가끔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쉽게 생각했다간 큰코다칩니다. 삼성카드가 2010년 9월부터 2014년 9월까지 4년간의 커피 전문점 가맹점 현황을 살펴봤는데요. 커피 전문점 10곳 중 5.6곳이 3년 안에 가게 문을 닫았다고 합니다. 3년 생존율이 50%도 안 되는 겁니다.

간신히 살아남은 커피숍들은 먹고 살 만할까요? 스타벅스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5.3%입니다.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카페베네와 엔제리너스 매출도 줄고 있습니다.

커피숍 창업,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주재료인 원두가 싸다 해도 시설투자비가 많이 듭니다. 커피 한잔 시켜놓고 몇 시간씩 앉아있는 분들 많으시죠? 이 때문에 테이블 회전율도 생각보다 낮습니다.

임대료가 가장 큰 부담이죠. 홍대의 상징이었던 스타벅스가 H&M에게 자리를 내준 것도, 던킨도너츠가 포에버21로 간판을 바꿔단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제 ‘일 때려치우고 커피숍이나 해야겠다’란 말이 얼마나 무모한지 감이 오시나요? ‘나 커피공부 시작 했어. 죽기 살기로 준비해서 카페 창업해 보려고’ 정도는 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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