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보는 경제 톡] 휘발유는 사우디아라비아서 직구 안 되나요?

입력 2015-11-03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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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JTBC '비정상회담')
(출처=JTBC '비정상회담')

“사우디아라비아는 기름값이 1ℓ에 170원이에요.”

JTBC ‘비정상회담’에 출연한 사우디아라비아 대표, 야세르 칼리파의 말입니다. 기름을 가득 채워도 만원이 채 안 된다고 합니다. 경유차는 아예 만들지도, 수입하지도 않고요. 온니(Only)! 휘발유입니다.

주유소에 갈 때마다 3만원과 5만원 사이서 갈등하는 저에게는 그야말로 충격입니다. 올 초 자동차를 사면서 “연비 하면 디젤” vs “가솔린의 조용함”을 두고 신랑과 벌인 설전이 허무하기까지 하네요. 이런 게 산유국의 위엄(?)인가 봅니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기름값이 많이 내려갔다고는 하나 저희 부부처럼 매일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유류비가 큰 부담입니다. 한 푼이라도 아껴보려 셀프나 알뜰 주유소를 찾아다니지만 “와~싸다!”는 느껴지지 않습니다.

‘케빈클OO’ 청바지도 미국과 한국의 가격이 비슷한데 왜 기름값만 유독 하늘과 땅 차일까요.

세금 때문입니다. 휘발유 1ℓ 값에는 원유 관세, 수입부과금, 교통에너지 환경세, 교육세, 주행세, 부가세 등 6가지 세금이 붙습니다. 이게 900원 정도 됩니다. 특히 가장 큰 몫을 차지하는 교통세(529원)는 정액입니다. 제품 가격이 내려가더라도 세금은 그대로죠. 이 때문에 요즘처럼 기름값이 1400원대로 떨어지면 세금 비중은 60%를 넘기기도 합니다.

‘국제유가 WTI 1.0%↓’와 같은 기사에도 불구하고 주유소 기름값이 그대로인 이유입니다.

한국석유공사가 유가 변동에 따른 휘발유 가격을 시뮬레이션해봤는데요. 현재 40달러대인 유가가 반 토막이나 20달러로 떨어져도 휘발유 가격은 900원이 넘는 세금 때문에 ℓ당 1200원을 웃돈다고 합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달러로 급락해도 국내 소비자들은 주유소에서 리터당 1000원이 넘는 기름값을 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유류세를 손봐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정부는 요지부동입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이기 때문이죠.

오늘 아침 출근하는데 계기판에 경고등이 켜지더군요. 근처에 문을 연 주유소가 없어 곧바로 회사로 왔습니다. 퇴근길 회사 앞에 있는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을 요량이었는데, 야세르의 말을 들으니 배가 좀 아픕니다. 전 언제쯤 고민하지 않고 “가득이요~!”를 말할 수 있을까요. 그날이 오기는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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