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퍼주기’ 중단… 정부 “인력감축 더” 노조 반발

입력 2015-10-23 10:23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정부 “아직 미흡…” 자구안 요구…노조 동의받는 과정 진통 예상

정부가 대규모 해양플랜트 부실로 5조원 이상의 적자가 발생한 대우조선해양에 추가 인력구조조정을 추진한다. 앞서 대우조선 측이 자체적으로 비핵심자산 매각과 부장급 이상 고직급자 400명 감축에 나섰지만,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정부와 채권은행은 대우조선에 대한 4조3000억원 안팎의 신규 자금 지원 계획을 전면보류하면서 23일부터 거제도 대우조선 옥포조선소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추가 자구계획을 놓고 노조와 협상에 돌입한다.

◇대우조선 부실, 예상보다 심각… 노조 희생 불가피 = 정부가 경영정상화 조건으로 대우조선의 강력한 자구계획을 요구한 이유는 한 달 넘게 진행한 재무실사 결과가 당초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이라는 판단에서다. 현재 대우조선이 자율협약·기업재무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 같은 절차가 진행되는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구계획안 제출을 요구한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자금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경고인 셈이다.

정부가 요구하는 자구계획안의 핵심은 추가 인력구조조정이다. 대우조선은 현재 근속 20년 이상의 부장급 이상 인력들을 대상으로 인력 감축을 진행하고 있다. 규모는 약 400명 수준이다.

앞서 대우조선은 지난달 조직규모를 30%가량 줄이는 대규모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임원 55명 가운데 13명이 이미 물러난 상황이다.

그러나 정부는 대우조선의 인력 감축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라 노조 동의를 받는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공교롭게도 23일 오후 마감되는 희망퇴직 접수도 정부의 이 같은 방침으로 인해 다시 원점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거제도 옥포조선소에서 진행되는 대주주 산업은행과 노조와의 협상은 추가 인력 감축 부문에서 심도있는 논의가 진행될 전망이다. 대우조선 노조 관계자는 “아직 산업은행으로부터 구체적인 자구계획 이행 방향에 대해 전달받지 못해 내부적으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날 진행되는 회의에서 인력 감축이나 임금동결 등 노동쟁의 행위를 하지말라는 내용이 있을 경우 마찰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은 임원·부장급 이상 직원 30% 감축, 당산동 사옥을 비롯한 자산 매각, 조선·해양과 무관한 자회사 정리 등의 자구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화인베스틸, 두산엔진 등의 보유 주식도 매각한 바 있다.

이에 산업은행 관계자는 “앞서 대우조선이 제출한 자구계획은 미진한 부문이 있었다”며 “인력 부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높이지 못한다”고 말했다. 전날 오전 거시경제정책 수뇌부가 총집결하는 청와대 서별관회의에서도 노조의 희생없이 무턱대고 지원해서는 안 된다는 기류가 압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혜지원ㆍ혈세투입 논란’…산업은행의 책임전가? = 정부가 대우조선 살리기 프로젝트를 ‘조건부 지원’으로 급선회한 것은 막대한 부실이 드러난 대기업을 조건없이 지원한다는 여론의 비판을 의식해서다.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특혜지원과 대규모 혈세 투입 논란에 대우조선 임직원의 고통 분담을 먼저 약속 받아야 한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대우조선은 회사의 정상화 가능성을 분명히 볼 수 있도록 명확하고 강력한 자구계획이 있어야 하는데 노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우조선 실사 결과 발표 하루 전 금융지원을 보류한 것은 앞서 노조가 제시한 인력 구조조정안이 미흡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대우조선에 대한 막대한 신규 자금 지원이 이 회사 정상화에 기여하기는 커녕, 회사와 조선 업계 전반에 도덕적 해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부의 대우조선 경영정상화 방안에서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책임은 제외돼 논란이 일고 있다. 부실회계의 책임 규명은 아직 미진한 단계다. 대우조선 감사위원회는 지난달 검찰에 전·현직 임직원들의 배임 혐의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으며, 소액주주들은 회사와 안진회계법인 등을 상대로 4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한편 대우조선 노동조합은 이날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쟁의활동 포기와 임금동결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현시한 대우조선해양 노조위원장은 성명서를 통해 “회사 위기는 경영진의 부실경영 책임이 크지만, 지난 40년간 피와 땀으로 이룬 조선소를 지키기 위해 조합이 먼저 노력하겠다”며 “그러나 파업금지와 임금동결같은 전례 없는 요구는 노동조합 포기 각서를 요구하는 것과 같다”고 반발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충전 불편한 전기차…그래도 10명 중 7명 "재구매한다" [데이터클립]
  • "'최강야구'도 이걸로 봐요"…숏폼의 인기, 영원할까? [이슈크래커]
  • 신식 선수핑 기지?…공개된 푸바오 방사장 '충격'
  • 육군 훈련병 사망…완전군장 달리기시킨 중대장 신상 확산
  • 박병호, KT 떠난다 '방출 요구'…곧 웨이버 공시 요청할 듯
  • 북한 “정찰 위성 발사 실패”…일본 한때 대피령·미국 “발사 규탄”
  • 세계 6위 AI국 韓 ‘위태’...日에, 인력‧기반시설‧운영환경 뒤처져
  • 4연승으로 치고 올라온 LG, '뛰는 야구'로 SSG 김광현 맞상대 [프로야구 28일 경기 일정]
  • 오늘의 상승종목

  • 05.28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4,755,000
    • -1.61%
    • 이더리움
    • 5,321,000
    • -1.26%
    • 비트코인 캐시
    • 651,000
    • -4.05%
    • 리플
    • 731
    • -1.22%
    • 솔라나
    • 235,700
    • +0.55%
    • 에이다
    • 636
    • -1.85%
    • 이오스
    • 1,136
    • -2.57%
    • 트론
    • 155
    • -0.64%
    • 스텔라루멘
    • 150
    • -1.96%
    • 비트코인에스브이
    • 87,650
    • -0.62%
    • 체인링크
    • 25,750
    • -0.96%
    • 샌드박스
    • 624
    • -2.3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