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현장, 이투데이 기자가 간다②] 걸그룹 ‘에이프릴’ 7번째 멤버 도전

입력 2015-10-20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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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생부터 데뷔까지 2~3년은 기본… 안무연습·행사 24시간이 모자라

▲이투데이 이꽃들 기자(왼쪽 두번째)가 신인 걸그룹 에이프릴 멤버들과 함께 지난달 2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DSP미디어 사옥에서 안무를 맞추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이투데이 이꽃들 기자(왼쪽 두번째)가 신인 걸그룹 에이프릴 멤버들과 함께 지난달 2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DSP미디어 사옥에서 안무를 맞추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세상 속 많은 사람들/ 숨겨온 작은 소망들/ 이룬 적 있니.’(에이프릴-솜사탕)

평균 나이 17.3세. 갓 꿈의 가도에 올랐다. 화려한 조명 아래 커다란 눈망울로 춤추고 노래한다. 뜨거운 관중의 시선은 호기심일까, 환호일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무대를 위해 평균 2~3년 꿈을 움틔워 온 내 자신이 바로 여기 서 있다는 점. 이제부터 전력질주할 일만 남았다.

여섯 명의 소녀가 서울 논현동 DSP미디어 사옥에 나타났다. 데뷔 무대를 가진 지 두 달 남짓 된 신인 걸그룹 ‘에이프릴’의 멤버 소민, 채원, 현주, 나은, 예나, 진솔이다.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스케줄을 마치고도 안무팀 연습실로 직행해야 할 이들이 오늘만은 사옥을 찾았다. 또 한 명의 새 멤버를 맞기 위해….

◇3분 36초, 세상 밖으로= 열정으로 가득한 소녀들을 만나기에 앞서 첫 번째 미니앨범 ‘드리밍(Dreaming)’ 제작을 위해 에너지를 쏟아부었던 녹음실을 찾았다. 카라, 레인보우…. 선배 가수들의 손때가 곳곳에 묻은 곳이다. 기자가 오기 직전 클릭비가 녹음 작업을 마치고 비웠단다.

우선 프로듀서, 엔지니어 등 음반 관계자가 자리하는 컨트롤룸을 살폈다. 이윽고 본 매치. 원 작곡가도, 프로듀서도 없었지만 내 목소리를 내 귀로 오롯이 듣는 경험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명색이 에이프릴의 일일 멤버가 된 이상 타이틀곡 ‘꿈사탕’을 소화한다는 목표로, 녹음 부스에 입성했다. 마이크를 키에 맞추고는 둥근 모양의 팝 필터(파열음을 걸러주는 장치)를 얼굴 정면에 곧추세웠다. 헤드폰을 끼자, 숨소리까지 생생하게 귓속으로 파고든다.

“소통할게요.”, “네, 소통?”, “들리시면 말씀해주세요.” 여러 겹의 유리로 시공된 녹음 시창 너머 엔지니어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두꺼운 유리로 가로막혀 엔지니어의 표정은 도통 보이지 않는다. 오로지 헤드폰 속 소리, 그리고 내 자신에 의지하는 작업이다. 기존의 가수들이 녹음할 때 사용하는 MR(Music Recorded)가 아닌 AR(All Recorded)로 구성된 ‘꿈사탕’의 멜로디가 시작됐다. 쨍하게 들려오는 에이프릴의 보컬에 살포시 목소리를 얹었다. 몇 번 반복하다 보니 느낌이 충만해진다. 완성됐다는 엔지니어의 말에 직접 들어보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굳이 그래야겠어?’라는 표정을 한 사진기자를 찌릿하게 봤다. 하지만 곧 막심한 후회로 돌아왔다.

보통의 가수들은 숙지에서 녹음까지 한 곡당 길게는 6~7개월, 짧게는 1달여의 시일이 걸린다. ‘청정돌’이라는 콘셉트에 꼭 맞춤한 에이프릴의 ‘꿈사탕’을 위해 작곡가 황성제 사단의 버터플라이 팀은 총 1년여의 시간을 투입해 완성도를 더했다. 이처럼 음원 한 곡, 앨범 한 장은 콘셉트 기획부터 작곡, 보컬 소화 그리고 녹음 및 편곡까지 치열한 단계를 거쳐 탄생된다. 많은 이들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후에야 비로소 팬들은 열광하는 아이돌 그룹의 숨결을 담은 음반을 손에 쥘 수 있게 된다.

▲이꽃들 기자가 서울 강남 논현동에 위치한 DSP미디어 사옥 녹음실에서 에이프릴의 ‘꿈사랑’을 녹음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에이프릴을 비롯해 카라, 클릭비 등 소속 가수들이 앨범 작업을 거쳤다.(사진=신태현 기자)
▲이꽃들 기자가 서울 강남 논현동에 위치한 DSP미디어 사옥 녹음실에서 에이프릴의 ‘꿈사랑’을 녹음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에이프릴을 비롯해 카라, 클릭비 등 소속 가수들이 앨범 작업을 거쳤다.(사진=신태현 기자)

◇혼자가 아니야= 자그마한 체구에도 기합은 우렁찼다. 전날 늦은 밤까지 이어졌던 한류드림콘서트에 이어 두루 스케줄을 소화했다고 하기에 믿기 힘들 정도로 에이프릴은 밝은 기색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초등학교를 졸업한 2001년생 진솔부터 2014년 MBC뮤직 리얼리티 ‘카라 프로젝트: 더 비기닝’을 통해 얼굴을 알린 소민과 채원까지 총 6명의 소녀는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했다.

DSP 사옥 2층에 위치한 이곳은 길게는 4년, 오늘을 꿈꾸며 드나들던 연습실이다. 이제는 에이프릴의 멤버로 똘똘 뭉쳐 ‘꿈사탕’의 안무를 자신 있게 선보였다. 기자 역시 함께 발을 동동 구르는가 하면, 팔을 쭉쭉 뻗어가며 희망을 노래하는 멜로디에 몸을 실었다. 다만 박자를 쪼개 발재간을 부리며 흥을 돋우는 주요 안무를 따라잡기엔 역부족. “나도 이 동작 처음 할 땐 하루종일 걸렸는데”라고 소리쳐준 한 멤버의 말이 참 고마웠다.

이처럼 각 구성원이 모여 하나의 그룹을 이루는 아이돌 가수의 활동은 즉 공동체 생활이다. 전부 똑같이 힘들 때, 누군가 부족함을 드러내면 버거운 상황이 지체되기 일쑤다. 한 사람의 실수로 인하여 여러 사람이 책임을 떠안고 부담을 감수하는 게 공동체 생활의 생리. 이는 그룹 저마다의 생명력과도 직결된다. 자신만의 끼를 발산하고 매력으로 승부하는 아이돌 스타에게는 아이러니하게도 공동을 위한 배려심 또한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레인보우 언니들의 숙소를 물려받아 사옥 근처에서 24시간 합숙 생활 중인 에이프릴. 더 큰 꿈으로 도약하기 위해 한마음으로 서로를 배려하는 태도 또한 몸에 배어가고 있었다.

◇다이어트는 네버엔딩= 실컷 안무와 동작을 맞추고 나니 허기질 법도 하다. 오후 11시가 훌쩍 넘은 시간, 에이프릴과 함께 걸그룹 대표 다이어트 식단을 함께 했다. 연습실 마룻바닥에 연어를 곁들인 샐러드를 놓고 옹기종기 둘러앉았다. 바삐 젓가락을 움직이는 어린 소녀들을 보고 있자니 샐러드가 목구멍에 쉬이 넘어가지 않았다. 이를 눈치 챘는지 현주는 애교 섞인 목소리로 “드셔 보세요, 연어 정말 맛있어요”라며 계속 권했다.

“너도 먹어, 양파. 얇은 양파 맛있어”, “그거 알아요, 춘장에다가 양파 찍어 먹으면 그렇게 맛있다는 거?”, “청국장이 먹고 싶어요”, “난 육개장!” 통통 튀는 대화가 오가는 가운데, 자연스레 주제는 다이어트로 이어졌다. 나트륨 가득한 국물을 먹어본 지 소녀들은 얼마나 오래일까. 데뷔 전에는 각자 목표 몸무게를 정해놓고 다이어트에 힘썼다. 좀처럼 샐러드에 입을 안 대던 맏언니 소민은 “회사에서 ‘이만큼 해보자’며 몸무게를 각자 정해줬는데, 어느새 잠잠해졌죠. 각자 스스로 조절하고 있어요”라고 이야기했다. 비단 에이프릴뿐 아니라, 일반적인 걸그룹들 역시 다이어트 고충이라면 뼈를 깎는 심정으로 이겨냈을 터다.

워낙 마른 체질인 에이프릴은 데뷔 이후에는 스케줄을 소화하며 어마어마한 운동량을 소모하기에 건강관리에도 유념하고 있다. “다이어트를 한다고 안 먹어도 살은 그대로 유지돼요. 더 이상 빠지지 않고요. 그러다 하루만 살짝 먹어도 바로 쪄 버리죠. 평생 아무것도 안 먹고 살 순 없으니, 유지하기가 힘들어요.”(채원) 언니들의 고충을 듣던 막내 진솔이 한마디로 정리했다. “먹으면 다시 찐다는 게 문제죠, 항상 마지막은 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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