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이슈] “부실여신·방만경영 더이상 안돼”… 국감서‘정책금융 개혁’ 목소리

입력 2015-10-1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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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수은, 여신관리 실패‘재정건전성 악화’ 뭇매

▲홍기택 KDB산업은행 회장이 지난달 21일 서울 여의도 한국산업은행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한국산업은행·중소기업은행·예금보험공사 국정감사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왼쪽).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수출입은행 국정감사에서 이덕훈 한국수출입은행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기택 KDB산업은행 회장이 지난달 21일 서울 여의도 한국산업은행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한국산업은행·중소기업은행·예금보험공사 국정감사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왼쪽).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수출입은행 국정감사에서 이덕훈 한국수출입은행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올해 금융권 국정감사는 정책금융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을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정책금융의 핵심인 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 두 은행의 방만한 경영과 여신 관리 부실 등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정치권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정책금융기관 운영에 대한 아쉬움은 최근 속도감 있게 추진되고 있는 금융개혁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산업은행, 대우조선 부실여신 관리 실패로 ‘뭇매’ = 지난달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산업은행 국감에서는 대우조선해양 관리·감독 부실로 인한 대규모 손실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잇따랐다. 특히 산은의 정책금융공사로서의 역할에 대한 회의론과 함께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의 사퇴 요구까지 나왔다.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대우조선 해양 부실여신에 대해 책임을 추궁했다. 민 의원은 “대우조선의 분식회계 가능성이 드러날 경우 회계감사를 실시했던 회계법인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냐”고 캐물었다. 이어 “대우조선의 주가가 현재 6000~7000원대로 떨어져 국책은행과 금융당국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사라진 상태”라고 지적했다.

신학용 의원은 “대우조선해양 감사위원들이 중요할 때 참석하지 않았다”며 “무능이 아니라면 직무태만”이라며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이 자진해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대동 새누리당 의원은 대우조선해양의 손실이 충분히 예상 가능해 대비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간접 경영관리에 한계가 드러났다”며 “이상 징후가 나타난 기업은 적극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신환 새누리당 의원은 부실문제와 함께 미흡한 관계자 처벌을 해결 과제로 지목했다. 산업은행의 최근 4년간 부실여신 금액이 1조4000억원에 달하지만 부실여신 규모의 관련자 징계는 면직 1명, 감봉 4명, 견책 5명에 그쳤다.

이학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산업은행이 정책자금 기관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지 근본적인 역할이 의심되고 있다”며 “적자가 나더라도 산업은행은 정부가 지원한다는 것 때문에 직원들도 적자에 둔감한 것 아닌가”라고 산업은행의 방만한 운영을 꼬집었다.

◇수출입은행, 성동조선 부실 여신에 건전성 악화 우려 = 수출입은행 역시 조선사에 공급한 부실여신 관리 실태가 도마에 올랐다는 점에서 산업은행 국감과 흡사하다.

수출입은행은 현재 부실채권 규모가 커짐에 따라 추가 출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국회에서는 여신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며 자금 지원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출입은행이 정책금융기관으로서 기능이 축소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오제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손실액 규모가 지난 몇 년간 몇 천억 단위에서 조 단위로 넘어갔다”며 “관리 가능한 수준이냐”고 경영 책임을 물었다.

박영선 의원도 “성동조선과 경남기업 관련한 부실대출 관계자 처벌이 확실히 이뤄져야 한다”며 “‘밑 빠진 독에 물붓기’를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은 여신 부실을 인정하면서도 정책금융기관의 특성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 행장은 “정책금융 지원 차원에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며 “아직 조사 과정이지만, 최선을 다해 책임지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현재까지 정부가 수출입은행에 출자한 규모는 약 1조7000억원(현물 포함)으로, 최소 1조원을 더 투입해야 향후 시장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는 게 수출입은행의 입장이다. 1조원 출자당 여신 한도는 10조원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야 의원들은 냉랭했다. 박광온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은 정부 지원의 한계성을 내세우며 난색을 표했고, 박명재 새누리당 의원은 “성동조선 부실채권이 2조1000억원으로 수출입은행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인터넷 전문은행 주주 적격성도 도마에 =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 국감에서는 인터넷 전문은행 대주주에 대한 적격성 문제가 불거졌다. 일부 컨소시엄 참여주주가 중복해서 두 곳의 컨소시엄에 들어가 이해상충 우려가 제기됐다. 뿐만 아니라 한 컨소시엄 내에서도 같은 그룹 계열사 2곳이 참여해 의결권 제한을 초과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금융위는 아직 예비인가 심사 중이기 때문에 면밀히 관련 내용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금융거래 수수료 인하에 대해서도 질의가 이어졌다. 의원들은 “카드 수수료율과 대부업 금리, 중도상환 수수료율 인하 등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임 위원장은 “현재 금융위와 금감원은 카드 수수료율에 대한 원가 분석을 꼼꼼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분석 이후 인하 여지가 있는 부분을 찾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안심전환대출 정책 성공 여부, 금융연수원장 인사 개입 등과 관련해 격론이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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