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파격 행보, 미국에서도 이어져…손 키스에 셀카 촬영까지

백악관 연설서 이민 문제ㆍ기후변화 대책 직접 언급

▲프란치스코 교황이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카퍼레이드에서 환호하는 군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AP/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쿠바에 이서 미국에서도 파격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을 방문 중인 교황은 23일(현지시간) 오전 워싱턴 D.C. 교황청 대사관저 앞에서 미국 시민들과 첫 대면을 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교황은 백악관으로 향하는 차에 오르기 전 10여 분간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대중적 행보를 보였다. 또 한 남성이 자신의 볼과 이마에 입맞춤하는 것을 허용하고 본인이 직접 시민을 안고 가벼운 입맞춤을 하기도 했다.

이날 백악관에는 미국 국기인 성조기와 교황청 기가 빼곡히 내걸렸고 교황을 보기 위한 시민 1만1000명은 백악관 남쪽 잔디 광장을 빼곡히 채웠다. 교황은 이들의 뜨거운 환대 속에 마중을 나와있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내외의 안내를 받으며 백악관으로 향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단상에 오른 교황은 10분에 걸쳐 오바마 대통령의 환영인사에 대해 답사를 했다. “굿모닝”이라는 인사 뒤에 교황은 영어로 미국에서의 첫 연설을 시작했다.

교황은 연설에서 미국 내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를 거론하며 파격 행보를 보였다. 특히 공화당이 강력히 반대하는 이민문제와 기후변화 대책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자신을 이민자 가정의 아들이라고 밝히며 “이민자 가정으로 만들어진 이 나라(미국)에 손님으로 오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교황은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는 기후변화 대책에 대해 “용기있는 일”이라고 평가하며 “기후 변화와의 싸움은 더는 미래 세대에 넘길 문제가 아니며 지금이 이 싸움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동 이후 백악관 앞 내셔널 몰 인근 컨스티튜션 애비뉴 등을 따라 퍼레이드를 했다. 그는 양옆이 개방된 ‘포프모빌’에 탑승해 자신을 반기는 환영 인파를 향해 계속 손을 흔들었다.

퍼레이드 직후 교황은 성 매튜성당으로 이동해 주교들과 함께 기도했고 오후에는 바실리카 국립대성당을 찾아 미국에서의 첫 미사를 집전했다.

교황은 24일 오전 종교인 최초로 하는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을 마치고 뉴욕으로 이동해 25일에는 제70회 유엔총회에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