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8월 10일 泉石膏肓(천석고황) 불치병에 걸린 것 같은 자연사랑

입력 2015-08-10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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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산이든 물이든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은 똑같다. 그 마음이 샘과 돌이 되어 고황에 박혔다면 어찌 될까? 이게 무슨 수로도 못 고치는 천석고황(泉石膏肓)이다. 고(膏)는 심장의 아랫부분, 황(肓)은 횡격막의 윗부분이다.

당 고종 때의 은사 전유암(田游巖)은 기산(箕山)의 허유(許由)가 기거하던 곳 근처에 살았다. 조정에서 여러 번 불렀으나 나가지 않았다. 나중에 고종이 숭산(嵩山) 행차길에 들러 “선생께서는 편안하신가요?”라고 묻자 “신은 샘과 돌이 고황에 걸린 것처럼 자연을 즐기는 게 고질이 됐습니다”[臣所謂泉石膏肓 煙霞痼疾者]라고 답했다. 당서(唐書) 은일전(隱逸傳)에 나온다.

퇴계 이황은 ‘도산십이곡(陶山十二曲)’ 첫 구에서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오/초야우생(草野愚生)이 이렇다 어떠하리오/하물며 천석고황을 고쳐 무엇하리오”라고 노래했다. 송강 정철의 관동별곡(關東別曲)은 ‘강호(江湖)에 병이 깊어 죽림(竹林)에 누웠더니’로 시작되는데, ‘강호에 병이 깊다’는 말이 천석고황의 우리말 표현이다.

고황의 출전은 춘추좌전 성공(成公) 10년(BC 581)의 기록이다. “경공(景公)의 꿈에 병[疾]이 두 아이로 나타났다. 그중 하나가 ‘그 사람은 훌륭한 의사라 우리를 해칠까 두렵다. 어디에 숨지?’라고 하자, 다른 하나가 ‘황(肓)의 위 고(膏)의 아래에 있으면 어떻게 할 수 있겠어?’라고 했다. 얼마 후 의사가 도착해 ‘이 병은 치료할 수 없습니다. 황의 위, 고의 아래에 있어 침을 써도 닿지 않고 약도 이르지 못합니다.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라고 했다. 경공은 ‘훌륭한 의사다’라며 후하게 대접해 보냈다.”[公夢疾爲二竪子曰 彼良醫也 懼傷我 焉逃之 其一曰 居肓之上膏之下 若我何 醫至曰 疾不可爲也 在肓之上膏之下 攻之不可 達之不及 藥不至焉 不可爲也 公曰良醫也 厚爲之禮而歸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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