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혁명 ‘AI’] ①인공지능 기술, 축복인가 재앙인가

입력 2015-08-0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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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기술, 교통·의료·국방 등 분야서 비약적 발전… 영화 ‘터미네이터’ 속 로봇인간 시대 현실로

“킬러 로봇은 내일의 ‘칼라시니코프(AK47 소총)’가 될 수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자동화 무기, 즉 킬러 로봇의 개발은 화약과 핵무기에 이은 제3의 전쟁 혁명이다.”

할리우드 영화 ‘터미네이터’의 서막을 방불케 하는 이런 경고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AI에 관한 국제공동콘퍼런스에서 전 세계 과학·기술계를 대표하는 유명인사 1000여 명이 AI의 군사적 이용 자제를 촉구한 공동 서신에서 나온 것이다. 전기자동차 업체 선두주자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애플 공동설립자인 스티브 워즈니악 등 쟁쟁한 인사들이 참여했다.

먼 미래의 일로만 여겨졌던 영화 ‘터미네이터’ 속의 우려는 인류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일찍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실제로 AI 기술은 빠르게 발전해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폭넓게 쓰이고 있다.

컴퓨터 과학자인 존 매카시가 지난 1956년 다트머스대에서 콘퍼런스를 개최해 처음으로 AI라는 개념을 정립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암호 해독 등 군사적 목적으로 탄생한 컴퓨터를 통해 과학자들은 AI의 가능성을 엿본 것이다.

AI는 ‘무어의 법칙(반도체 집적회로의 성능이 18개월마다 2배로 증가한다)’으로 상징되는 반도체의 성능 향상 등에 1990년대 후반부터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게 된다. 이를 상징하는 사건이 1997년 5월 일어난다. 체스 세계 챔피언 게리 카스파로프가 IBM의 슈퍼컴퓨터 ‘딥블루’에 패배한 것이다. 컴퓨터가 체스 챔피언을 이긴 것은 사상 처음이다.

2011년 2월에는 IBM의 슈퍼컴퓨터 ‘왓슨’이 미국 인기 퀴즈쇼 재퍼디에서 우승한다. ‘왓슨’은 사람의 목소리를 인지하고 해당 질문을 알아듣고 말로 답하는 등 인간의 지능과 비슷하면서도 속도와 정확성에서 앞선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AI는 현재 무인자동차와 의료, 교육, 국방, 재무분석, 투자, 드론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이고 있다. 리서치업체 BCC리서치는 지난해 5월 보고서에서 글로벌 스마트머신 시장 규모가 오는 2019년에는 153억 달러(약 18조원)에 이르고 이때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19.7%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머신은 AI를 통해 스스로 주어진 환경을 분석해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기기들을 뜻한다. 무인자동차가 대표적인 스마트머신 중 하나다.

무인자동차는 AI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컴퓨터가 도로 위에서 다른 차량이나 차선 노면상태 등 각종 정보를 빠르게 인식하고 분석해 차를 운전하는 것 자체가 바로 AI 기술이 필요한 영역이기 때문.

‘왓슨’은 재퍼디 우승 이후 여러 방면에서 활용되고 있다. IBM은 최근 일본 도쿄대와 손잡고 아시아에서 최초로 왓슨을 이용한 암 최적 치료법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회사에 따르면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 17개 업종이 ‘왓슨’을 이용하고 있다.

창의성과 감성 등 AI가 취약한 것으로 간주되는 부문에서도 왓슨은 활약하고 있다. 지난 5월 미국 뉴욕에서 IBM이 개최한 ‘월드 오브 왓슨’ 이벤트에서는 왓슨이 창출한 레시피로 만든 요리가 제공되기도 했다.

월가에서는 이미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한 주식 거래가 일상화된 상태다. 일각에서는 AI를 활용해 애널리스트들의 보고서를 대체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10년 AI 기반의 자동뉴스 제작 프로그램을 선보였던 내러티브사이언스는 2013년 금융서비스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현재 이 업체 전체 고객 중 60%가 금융기관이다.

현재 사람들의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기기인 스마트폰에도 AI 기술이 녹아 있다. 애플의 음성인식 기능인 ‘시리’는 AI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사용자가 자주 사용하는 기능이나 언어를 분석해 맞춤 검색이나 조언을 제공한다. 심지어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10월 기사에서 자폐증을 앓는 13세 어린이가 시리와 친밀하게 대화를 나누고 소통하는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보면 호킹과 머스크 등 ‘터미네이터’적인 미래를 경고했던 유명인사들은 앞으로 수십년이 아니라 수년 안에 AI가 생활 전반에 보편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들 인사가 무작정 AI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머스크는 “컴퓨터의 지능이 발전해 앞으로 로봇이 인간을 애완견처럼 끌고다닐 수 있다”는 무시무시한 경고를 남기는 등 AI에 비판적이다. 그러나 머스크의 테슬라도 이미 무인자동차 등 AI 기술을 활발히 연구하고 있다.

이들이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AI는 더 이상 SF영화에서나 나올 수 있는 상상의 산물이 아니기 때문에 현명한 사용에 대해 인류가 고민할 시점이 됐다는 것이다. 교통 사고나 화재가 발생했을 때 로봇과 드론 등이 안전하게 인명을 구출하는 등 AI가 인류의 친구가 되느냐, 아니면 영화에서처럼 적이 되느냐는 결국 인간의 선택에 달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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