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위기 때마다 금 사재기...과거 금본위제 이탈 트라우마

입력 2015-06-30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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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금 사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리스의 디폴트 우려가 커지면서 유럽의 경제대국까지 안전자산에 집착하는 모습이다.

세계금위원회(WGC)가 집계한 1~3월 독일의 금괴·금화 수요는 32t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이로써 독일의 금 수요는 태국과 베트남을 제치고 세계 2위인 인도에 육박하게 됐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100t을 초과한 2014년 수준을 웃돈다.

ICBC스탠다드뱅크의 이케미즈 유이치 도쿄지점장은 신문에 “독일에서는 금화뿐만 아니라 금괴 거래 계좌를 통한 투자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이 이처럼 금에 집착하는 것은 역사와 무관하지 않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제1차 세계대전 직후에 초인플레이션을 경험한 독일 국민들은 통화에 대해 남다른 인식을 갖고 있다. 독일은 1차 세계대전 직후 1320억 마르크에 이르는 전쟁 배상금을 내기 위해 금본위제에서 이탈하고 마르크화 발행을 늘렸다. 1320억 마르크는 당시 독일 국내총생산(GDP)의 20배나 되는 액수였다. 이 결과 초인플레이션이 초래되면서 독일인들은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1921년 1월 0.3마르크 하던 신문 한 부 가격은 통화 가치 하락으로 1922년 11월에는 7000만마르크로 2억배 올랐다.

2010년 그리스발 유로존 재정 위기가 부상했을 때에도 독일이 다시 금 매수에 몰린 것도 약 100년 전의 악몽 때문이었던 것. 지금은 그리스 디폴트 우려에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로 인한 저금리로 수익성이 약해지면서 금 투자에 몰리는 형국이다.

신문에 따르면 3월 말 시점에 독일 정부의 금 보유고는 3383t으로 미국(8134t) 다음으로 많다. 중앙은행인 독일 연방은행은 2013년 1월 미국과 프랑스를 통해 보관하고 있는 금 중 674t을 2020년 말까지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연방은행 금고로 옮겨 자국내 보관 비율을 50%로 높인다고 발표했다. 2014년 뉴욕에서 85t, 파리에서 35t 등 총 120t을 이송했다.

독일 연방은행은 또한 홈페이지에 동영상을 올려 금 보유고의 의미와 보관 장면, 이송 계획의 목적에 대해 자세하게 해설하며 독일 국민의 금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고 있다.

현재 그리스발 신용 불안이 다른 남유럽 국가로 비화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사태가 수습되지 않으면 금으로의 도피 본능을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는 국제 금값이 원유와 철광석처럼 내리지 않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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