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주 회장 "경영판단, 배임 아냐" vs 檢 "지배주주 개인비리 역대 최고"

입력 2015-06-2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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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액의 회삿돈을 횡령하고 원정도박을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세주(62) 동국제강 회장이 '경영판단의 원칙'을 내세워 배임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도 "지배주주 개인비리로는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지적하며 향후 치열한 공방을 예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현용선 부장판사)는 26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장 회장에 대한 2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장 회장 측 변호인은 이날 장 회장이 비자금을 조성했더라도 개인적인 목적이 아닌 합리적인 경영판단에 의해 한 일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일례로 변호인은 장 회장이 미국법인 동국인터내셔널(DKI) 부외계좌를 이용해 횡령한 혐의에 대해 "1997년 4월 주식 취득 제한이 풀리자 적대적 M&A를 우려해서 한 일로, 동국제강이 주식 보증도 섰다"고 주장했다.

경영판단의 원칙이란 회사의 이사나 임원들이 비록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행위를 했더라도, 선의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고 그 권한 내의 행위를 했다면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은 대법원 판례로 확립되지는 않았다. 과거 배임혐의로 기소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도 상고심에서 이 이론을 내세웠지만, 대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찰은 이에 대해 "경영판단의 원칙에 따른 것이라면 선관주의의무와 성실의무에 따라 회사에 손해를 입히지 않아야 하고, 이사회에서 검증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야 했는데 장 회장은 그러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또 "횡령 209억, 배임 97억, 국외도피 50억, 범죄수익은닉 100억, 상습도박 80억 등 지배주주의 개인비리로는 역대 최고 수준의 범죄다. 동국제강의 역사에 비춰볼 때 발전가능성이 많은 기업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개인비리는 엄격하게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날 장 회장에 대한 공소사실을 △파철대금 무자료거래 횡령 △DKI 부외계좌 관련 횡령 △국제종합기계(국제종기) 특혜 제공 관련 배임 △유니온스틸 주식인수 관련 배임 크게 4가지로 정리하고 쟁점별로 공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을 다음 달 10일 오전 10시로 잡고, DKI 부외계좌와 관련된 횡령 혐의에 대한 구술변론과 서증조사를 먼저 진행하기로 했다. 같은 날 오후에는 검찰 측 증인 2명을 심문할 예정이다.

장 회장은 동국제강 해외 법인 등을 통해 조성한 자금 208억원 중 일부를 빼돌려 해외 도박자금으로 사용한 혐의로 지난달 21일 구속 기소됐다.

한편 장 회장은 25일 경영위기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동국제강 대표이사직 사임 의사를 밝혔다. 장 회장과 남윤영 사장이 사임함에 따라 동국제강은 장 회장 동생인 장세욱(53) 부회장 1인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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