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6월 8일 爲忠違孝(위충위효) 나라에 충성하느라 효도를 못 한다

입력 2015-06-08 17:05 수정 2015-06-09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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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순 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견위수명(見危授命)처럼 몸을 바쳐 나라에 충성하는 것을 이르는 말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갈충보국(竭忠報國) 진충보국(盡忠報國)도 그런 말이다. 그렇게 국가와 대의를 위해 몸 바치다 보면 부모 형제는 돌보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대의멸친(大義滅親)이라 할 수 있다.

단종이 12세로 조선의 제 6대 왕이 됐을 때 수양대군은 계유정난(癸酉靖難)을 일으켜 김종서 등 수많은 사람을 죽이고 왕권을 찬탈했다. 그가 세조다. 정난은 나라의 위난을 평정했다는 뜻인데, 위난을 조성한 게 누군지 생각해 보면 우스운 말이다.

그로부터 3년 후인 1456년 박팽년 성삼문 하위지 유성원 이개 유응부 등이 단종 복위를 계획하다 김질의 밀고로 전원 체포됐다. 세조가 자신에게 충성하면 살려주겠다고 회유했으나 박팽년은 단호하게 거절했다.

그는 모진 고문 끝에 아버지 박중림과 함께 형장으로 끌려가면서 자식의 죄에 아버지가 연좌된 것이 죄송해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임금에게 충성하려고 하니 부모님께는 이처럼 큰 불효가 되었습니다.” 그러자 아버지가 웃으며 말했다. “괜찮다. 네가 섬기는 임금에게 충성을 하지 않는다면 그게 바로 불효이니라.” 위충위효(爲忠違孝), 나라에 충성을 하려 하니 부모에게 효도를 하지 못한다는 게 이런 경우다. 1926년 강효석(姜斅錫)이 편찬한 ‘대동기문(大東奇聞)’에 나온다. 조선조 역대 인물들의 전기와 일화를 엮은 책이다.

세조는 박팽년 부자는 물론 박팽년의 아들 박헌 박순과 동생 박분까지 처형했다. 임신 중이었던 박순의 아내 이씨는 관비가 되어 겨우 살아남은 뒤 아들을 낳았다. 그 아이도 조부의 죄에 연좌되어 사형을 당해야 했다. 그런데 이씨의 여종이 마침 낳은 딸을 대신 사형 당하게 하고 박순의 아들을 자기가 길렀다. 이렇게 해서 박팽년의 혈통이 끊어지지 않게 됐다고 한다. fused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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