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금리인하 시그널 사실상 껐다

입력 2015-05-15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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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시장 회복, 심리 개선, 가계부채 우려 등 3가지 동결의 주요 배경 언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기준금리 1%대 시대를 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이달엔 기준금리 방향성을 동결쪽으로 이동시켰다. 사실상 금리인하 시그널을 끈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통화정책에 대해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며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지만 자산시장 회복, 심리 개선 등을 중점 거론하며 전달에 비해 경기를 한층 밝게 진단했다. 여기에 금리 동결 및 인상 요인인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선 더 커진 우려감을 내비쳤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5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5월 기준금리를 전달과 같은 연 1.75%로 동결했다. 이 총재는 지난해 8, 10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내렸다. 이후 다섯달 만인 지난 3월 깜짝 추가 인하를 단행, 처음으로 기준금리 1%대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이달에는 두달째 기준금리 동결하며 기준금리 인하 행보를 멈춘 모습이다. 물론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에 대해 평소와 마찬가지로 “앞으로 나올 경제 지표와 여러 리스크 요인이 국내 거시경제와 금융안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분석해서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밝혔으나 시장은 그가 이번에 매파적으로 돌아섰다고 해석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리를 동결하기로 한 주요 3가지 배경을 언급했다. 그는 “최근 자산시장과 소비심리가 회복하면서 경기 개선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신호 지속 여부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더 확대하고 있다는 점,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증대되고 있다는 점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가 최근 내수 회복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 두드러진다. 이 총재는 “내수 지표들이 월별로는 큰 등락을 보였지만 최근 파악한 4월 중 소비·투자 관련 지표는 대체로 긍정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화정책방향 전문도 경기주체들의 심리에 대해 전달에는 “뚜렷하게 회복하지 못했다”라고 평했지만 이달에는 “개선됐다”라고 바뀌었다.

이 총재는 현 국내 경제상황 한마디로 “대외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국내 경기의 회복세가 미약하다”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동시에 “지난 4월 수정 경제전망을 내놓으면서 2분기 흐름을 내다본 게 있는데 한달새 지표를 보면 당시 전망과 실제 상황이 부합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지표로 공개되진 않았지만 심리 지표로 보면 경기 개선의 긍정적인 신호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최근 부동산, 증시 등 자산시장에 나타난 긍정적인 분위기가 실물경제로 이어지는 모습은 뚜렷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금융시장, 자산시장에는 (금리인하의) 1차적 효과가 나타났지만 실물로의 파급효과는 더 지켜봐야 한다”며 “정부도 적극적으로 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최근의 수출 부진, 가계부채 증대, 금융시장 불안정성 확대 등에 관해 유의하고 있다는 입장 밝혔다.

원·엔 환율 하락이 수출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일본 기업과의 경합도가 큰 자동차, 철강, 기계 업종에 부정적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자동차 산업의 시장 점유율 추이를 분석해보면 타격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그는 수출 부진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를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정부와 협조해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가계부채가 현재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냐는 질문에는 “감당할 수 있는 규모”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 총재는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가 쉽게 꺾일 것 같지 않다”며 “가계부채 문제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미시 건전성 감독당국 및 기획재정부 등과 함께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은행 가계대출에 대한 통화정책방향 전문의 서술도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예년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증가세를 이어갔다”라며 전달과 달리 ‘크게’라는 표현을 추가했다.

이 총재는 해외 채권금리 인상에 따른 국내 채권시장 충격에 대해 유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채권시장 변동성 확대의 배경에 대해 주요국의 국제금리가 급반등한 영향과 장기채 공급 확대 등 국내 수급요인이 동시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 총재는 “이번 상황에서 보듯이 국제금융시장에서 변수가 출렁일 때 국내시장의 연관성이 상당히 높아진 게 사실”이라며 “해외 금리상승으로 국내 시장의 불안정성이 심화하면 한은이 가진 수단으로 시장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호주, 태국 등 주변국이 정책금리를 인하한 것의 영향에 대해서는 “나라별로 거시경제 여건이 다르다”며 “통화완화 정책을 취한 나라의 결정 배경, 시점을 참고할 뿐 인하 조치 자체가 한은의 통화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 총재는 “주택금융공사의 자본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한은도 출자에 참여하기로 했다”며 “출자 시기는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상황과 증액 시기를 고려해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주택금융공사의 MBS를 적격 담보자산으로 인정할지 여부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달 금통위에서는 4월과 마찬가지로 1명의 위원이 인하가 필요하다는 소수 의견을 냈다. 전달에 0.25%포인트보다 적은 폭의 인하를 주장한 하성근 위원일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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