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 PB"…불황속 매출 20% ↑

입력 2015-05-13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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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체가 제조사와 함께 기획·생산하는 자체브랜드(PB 또는 PL) 상품이 '마이너스 성장'의 벼랑에 몰린 유통업계를 구하고 있다.

비슷한 일반 상품보다 가격이 20~30%나 싼데다 과거와 달리 품질까지 좋아져 불황 속에서도 PB 매출만 20~30%씩 늘고 있기 때문이다.'

◇ 1분기 마트·편의점 PB 매출 15~23%↑

13일 대형 할인마트 홈플러스에 따르면 1분기(1~3월) PB 상품의 매출(기존점 기준)은 무려 21%나 늘었다. 전체 매출 증가율(0.9%)과 비교하면 말 그대로 폭발적인 성장세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 전체 매출에서 PB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들어(1~4월) 28.4%까지 치솟았다. 지난해(25.6%)보다 약 3%포인트, 2011년(23.6%)과 비교하면 거의 5%포인트나 늘어난 것이다.

상품군별 PB 비중은 ▲ 신선식품 64% ▲ 가공식품 9.6% ▲ 일반생필품 13.2% 등으로 집계됐다.

이마트에서도 지난 1분기 전체 매출(기존점 기준)은 1.1%에 늘어나는데 그쳤지만 PL 상품만 보자면 성장률이 15.4%에 이르렀다. 이마트 내부적으로도 "13분기만에 플러스(+) 분기 성장률(전년 동기대비)을 기록한 것은 PL상품 덕분"이라고 평가할 정도다.

PB가 '불황 속 버팀목'이 되는 현상은 편의점 업계도 마찬가지다.

CU의 PB상품 매출 증가율(전년 동기대비)은 2013년 7.6%, 2014년 9.1%를 거쳐 올해 1분기에 22.8%까지 급등했다.

같은 기간 세븐일레븐의 PB상품 매출 비중도 34.8%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011년(27.9%) 비교해 불과 3년여만에 7%포인트 가까이 뛴 것이다.

◇ PB제품, 초코파이·새우깡 제치고 1위

이 같은 PB 상품의 인기는 품목별로 살펴보면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출시된 '이마트 홍삼정'은 올해 1분기에도 전체 이마트 홍삼정 매출의 90%이상을 휩쓸었고, '이마트 러빙홈 LED전구'도 같은 기간 이마트 전체 전구 매출의 40%를 차지했다.

이마트 식품 PL 브랜드 '피코크'의 간편가정식도 1분기 매출 증가율이 무려 55.7%에 이를 정도로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롯데마트의 '통큰' 시리즈 PB 상품들도 잇따라 '히트'하고 있다.

2013년 5월 선보인 통큰 초코파이의 판매량은 '오리온 초코파이'의 3배에 이르고, 레고 등 수입 장난감 블록에 대항해 작년말 내놓은 '통큰 블럭 무적함대'도 출시 한 달여만에 3천개가 넘게 팔렸다.

건강기능식품 부문에서도 통큰 프리미엄 비타민, 통큰 프리미엄 10억 유산균, 통큰 프리미엄 오메가-3, 통큰 홍삼점 등의 판매량이 일반 브랜드 1위 제품의 평균 1.5~2배에 이를 정도다.

세븐일레븐이 지난해 10월 지역 맛집과 함께 선보인 '교동짬뽕'은 출시 6개월여 만에 170만개이상 팔리며 '삼양 불닭볶음면'을 제치고 컵라면 매출 1위에 올라있다.

세븐일레븐이 작년 11월 출시한 '초코는새우편'도 농심 새우깡을 앞지른 뒤 스낵류 매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CU의 PB 음료 '델라페 컵얼음'은 2013~2014년 2년 연속 CU 전체 상품 가운데 매출이 가장 많았고 1분기 스낵류 중 인기 1위 제품도 새우깡의 두 배 이상 팔리는 PB 제품 '콘소메맛팝콘'이었다.

◇ "PB 값싸고 질 좋아…계속 늘릴 것"

내수 위축에도 소비자들이 이처럼 PB 제품을 찾는 것은 한 마디로 값이 싼데 비해 질도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PB 상품은 대표적 제조업체의 유명 일반 브랜드 제품과 성분, 효능에 차이가 거의 없지만 가격은 평균 20~30% 저렴하기 때문에 장바구니 물가 안정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과거 PB 상품의 질에 대한 논란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유명 제조사와 함께 PB상품을 기획하는 경우도 많아 품질 경쟁력까지 갖췄다"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PB상품은 합리적 가격으로 소비자의 구매 만족도를 높이는데 효과적일 뿐 아니라 차별화를 통한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도 매우 유용한 수단"이라고 덧붙였다.

유통업체들은 급증하는 PB 제품 수요를 반영, 앞으로 PB 전체 규모와 종류를 더 늘릴 계획이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송영민 상품기획(MD)팀장은 "그동안 음료, 스낵 등 주로 식품류에 집중된 PB상품 구성을 다양한 카테고리로 점차 늘릴 것"이라며 "이미 여행용티슈, 물티슈, 각티슈, 스타킹 등 소비자의 구매 빈도가 높은 일부 상품을 PB상품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PB 품목과 수량을 계속 늘릴 것"이라며 "PB 제조회사의 90% 이상이 중소기업들이기 때문에 PB 상품 확대는 국내 우수 중소기업들의 판로 확대를 지원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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