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부호 열전]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의 벤처 성공신화

입력 2015-04-06 10:02 수정 2015-04-06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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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생태계 구축… 모바일 시대 앞당긴 ‘발상의 천재’어린 시절 ‘1+…+100’ 가우스 일화 ‘인생의 좌표’로첫 직장 삼성 다니며 PC방… 퇴직 후 한게임 창업네이버와 합치며 대박… 아이위랩 인수로 ‘홀로서기’카카오톡 대히트… 이번엔 다음과 합병 ‘성공신

지난 2014년 IT업계와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인물을 꼽자면 단연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을 들 수 있다. 한국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카카오톡을 서비스하는 카카오와 국내 포털업계 2위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의 합병으로 부각 된 인물이 김 의장이다.

카카오와 다음의 합병으로 김 의장은 합병법인인 다음카카오의 최대주주에 오르며, 단숨에 성공신화의 반열에 올라섰다. 그가 과거 NHN(현 네이버)에 몸담았을 때보다 어쩌면 더 많은 관심과 여론의 조명을 받았다. 수조원대 IT부호라는 성공이면에 담긴 김 의장의 걸어온 여정 때문이다.

김 의장은 지난 1966년 3월 2남 3녀 중 맏아들로 서울에서 태어났다. 김 의장은 어렸을 때 할머니를 포함해 여덟 식구가 단칸방에 살 정도였다고 한다. 어린시절 그는 첫 번째 시련인 가난과 맞닥뜨렸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어려운 가정 형편에 부모님은 모두 돈을 버느라 김 의장을 챙길 여유가 없었다. 아버지는 공장 노동자로, 어머니는 허드렛일로 돈을 벌면서 생계를 유지해야 했기 때문이다.

어렵고 힘든 그 시절 김 의장은 지금의 삶을 만들어 줄 중요한 일을 경험하게 된다. 친구의 집에 놀러간 김 의장이 백과사전을 보다가 1부터 100까지 더한 합이 얼마인가에 대한 가우스의 해답에 무릎을 탁 쳤다. 가우스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선생님이 ‘1에서 100까지의 숫자를 합하면 얼마가 되느냐’는 문제를 냈고, 아무리 빨라도 1시간은 족히 걸리리라 생각했는데 1분쯤 지나 가우스가 바로 5050이라고 정답을 맞춘 일화다.

가우스는 자신의 창안한 계산법인 101×50를 적용해 답을 찾은 것이다. 김 의장이 문제 접근 방식과 관점이 다양하다는 사실을 일깨운 사건(?)이었다.

김 의장은 1년 재수한 뒤 1986년에 서울대 산업공학과에 진학했다. 승부사 기질이 강한 그는 대학시절부터 고스톱, 포커, 당구, 바둑 등을 즐겼다. 이 때 김 의장은 색다른 경험을 접하게 된다. 향후 김 의장의 인생좌표를 설정하는 계기가 된 일이었다. 초기 PC통신 시절인 그 당시 친구의 컴퓨터를 통해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뜬 것이다. 그는 같은 학과 대학원에 진학해 PC통신 관련 논문으로 석사 학위까지 받으며, 인터넷을 더 깊게 이해했다.

1992년 대학원 졸업과 동시에 삼성SDS 입사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삼성SDS에 재직중이던 1998년 6월 서울 행당동 한양대 앞에 전국 최대 규모의 PC방인 ‘미션 넘버원’을 부업으로 열었다. 이를 계기로 김 의장은 같은 해 삼성 SDS를 퇴사하고 본격적인 사업가의 길로 들어섰다.

또 자신의 전공을 살려 한 자리에서 모든 컴퓨터를 관리할 수 있는 PC방 고객 관리 프로그램도 제작했다. 김 의장은 이렇게 모은 자금으로 게임사업을 진행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1998년 11월 서울 테헤란로 뒷길에 작은 사무실을 임대해 회사를 세웠다. 김 의장이 세운 회사는 네이버 초기 성장을 견인하고 NHN엔터테인먼트의 모태인 한게임이다. 이 회사는 1년 6개월 만에 회원이 1000만명에 이르며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이 때 김 의장에게 위기가 닥쳤다. 수익모델이 없는 상황에서 한게임 회원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적자가 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 늘어나는 트래픽을 감당하기 어려웠던 김 의장은 수익모델 발굴에 적극 나선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만나 담판을 짓는다. 둘은 대학교 때부터 알던 사이로 삼성SDS 동기로 절친한 관계였다.

둘의 만남은 한게임과 네이버를 NHN이라는 한몸으로 합치며 포털업계의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초창기 때 NHN을 먹여 살린 것은 한게임이었다. 2001년 게임에서 사용할 아이템을 파는 것이 대박이 나면서 NHN을 단번에 국내 포털업계 1위로 등극시켰다.

이후 네이버의 한게임 의존도가 점진적으로 낮아지면서 김 의장의 입지도 점점 좁아졌다.

2007년 미국 시장 개척을 위해 NHN USA 대표로 자리를 옮겼지만, 이듬해 회사를 떠나 벤처기업 ‘아이위랩’(현 카카오)을 인수하며 재기를 모색했다. 아이위랩을 통해 김 의장은 동영상과 사진 등 콘텐츠 공유 기능이 강한 부루닷컴과 집단지성의 기능을 가미한 추천정보 사이트 위지아닷컴을 선보였지만 시장의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이 시점 김 의장은 가우스의 원리에서 발견한 해답을 찾았다. PC시대에서 모바일시대로 급변하는 환경을 간파하고 아이위랩을 모바일로 최적화시켜 출시했다. 이 때 나온 서비스가 카카오톡이다.

카카오톡은 2010년 1월 프리챌에서 메신저를 개발한 경험이 있던 이상혁 CSO(Chief Strategy Officer)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카카오톡은 말 그대로 대박을 쳤다. 회원 수가 6개월 만에 100만명을 돌파했고, 이후 더욱 가파르게 성장해 1년 만에 1000만명을 넘어섰다. 아이위랩은 아예 기업 이름을 카카오로 바꿨다.

하지만 이번에도 문제는 수익모델이었다. 마땅한 수익모델이 없던 카카오톡 서비스는 금세 자금난에 봉착하게 됐다. 그러던 와중인 2011년 청담동의 한 음식점에서 철통 보안을 유지한 모임이 열렸다. 골목 입구에는 고급 외제차를 타고 온 게임업계 CEO(대표이사)들이 주변에서 배회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모임을 주관한 인물은 김 의장이었다.

이 자리에는 벤처 1세대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방준혁 CJ E&M 넷마블 고문 등이 참석했다. 김 의장에 의기투합한 그들은 십시일반으로 김 의장을 돕기로 결의했다. 주변 지인들의 도움으로 김 의장은 2012년 중국 최대 게임기업인 텐센트에서 720억원, 위메이드에서 200억원 등 총 920억원의 자금 유치에 성공하며 자금난을 해소했다. 같은 해 70억원 흑자 전환에 성공한 카카오는 2013년에는 이익을 수백억원 규모까지 늘릴 수 있었다.

이후 카카오는 2014년 10월 1일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법인을 출범시키며, 국내 IT벤처업계 역사에 남을 성공신화를 썼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 학력과 경력>

△ 학력

1986년 건대사대부고졸

1990년 서울대 산업공학과졸

1992년 同대학원 산업공학과졸

△ 경력사항

1992년 삼성SDS 입사

1998년 한게임커뮤니케이션 설립ㆍ대표이사 사장

2002~2006년 NHN(주) 대표이사 사장

2002년 한국인터넷게임협회 회장

2003~2004년 한국게임산업개발원 이사

2004년 벤처기업협회 부회장

2004~2006년 한국게임산업협회 회장

2007년 NHN(주) USA 대표이사

2007~2008년 NHN(주) 비상근이사

2008년 아이위랩 등기이사

2010년 同회사 대표

2011년 카카오 이사회 의장(현)

2011년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민간위원(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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