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직장인 “‘종신고용’만 지켜라, 밤새 일하겠다”…작년 잔업 사상 최장

입력 2015-03-23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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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균 173시간으로 1993년 통계 시작 이후 최장 시간

▲일본 도쿄에서 직장인들이 퇴근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블룸버그

일본 직장인들의 장시간 근무행태가 바뀌지 않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매월 근로통계 조사에서 정규직 잔업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잔업시간이 연평균 173시간으로 지난 1993년 통계 시작 이후 최장 시간을 기록했다고 23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지난해 잔업시간은 전년보다 7시간, 20년 전보다는 36시간 늘어난 것이며 주당 약 3시간의 잔업을 한 셈이다.

특히 화물운송업(연 463시간)과 자동차 제조업(연 275시간), 정보서비스업(연 248시간)의 잔업이 눈에 띄게 길었다. 신문은 통계에 잡히지 않는 ‘서비스 잔업(잔업수당이 없이 일하는 것)’을 포함하면 실상 근무시간은 더 길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장시간 노동의 가장 큰 이유로 종신고용을 꼽았다. 미국은 수주에 따라 직원 수를 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일본은 현재 직원들을 해고하지 않는 대신 노동시간의 조정으로 대응한다는 것이다.

최근 경기회복에 일손 부족 현상이 심화하면서 직장인들이 잔업을 감수하는 것이다. 일본종합연구소의 야마다 히사시 조사부장은 “전직의 기회가 부족하기 때문에 회사에서 무리하게 일을 시켜도 쉽게 그만둘 수 없다”고 꼬집었다.

오래 일하는 사람이 높이 평가받는 기업문화가 여전한 것도 잔업의 주이유 중 하나로 지적됐다. 게이오대의 야마모토 이사오 교수 조사에 따르면 오래 일하는 사람일수록 출세하는 경향이 있었다. 과장 승진을 앞둔 대졸 사원들을 조사한 결과 주 노동시간이 10시간 연장될 때마다 그다음 해 과장으로 승진할 확률이 3% 높아졌다는 것이다. 야마모토 교수는 “유럽은 오래 일하는 사람을 생산성이 낮은 것으로 보지만 일본은 긍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직원이 맡는 업무 범위가 애매하기 때문에 생산성이 높은 사람에게 일이 몰리기 쉽다”고 덧붙였다.

일본 내각부의 조사에서 하루 12시간 이상 일하는 사람의 절반 이상이 “상사는 잔업하는 부하를 높이 평가한다”고 답했다.

이토추상사가 새벽 근무 촉진제를 도입해 오후 8시 이후 잔업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오전 8시까지 시간 외 근무수당을 20% 늘리는 등 일부 기업이 잔업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일본 정부도 일하는 시간과 업무범위를 제한한 ‘한정 정사원’ 도입을 촉구하거나 오는 2016년 봄부터 연 5일간의 유급휴가를 의무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일본 정규직 16%는 유급휴가를 1년에 단 하루도 떠나지 않았다. 유럽은 그 비율이 100%에 육박한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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