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MWC 화두는 ‘규제’…미국 망중립성 강화 규정, 유럽·신흥국도 따라나설 듯

입력 2015-03-02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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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 2015 행사장에 붙은 벽보. 사진=블룸버그

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하는 ‘2015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MWC)’에서는 ‘망중립성에 대한 규제’가 최대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각국 정부는 망중립성 문제에 관한 규제를 놓고 다양한 접근방식을 취하고 있다. 망중립성은 모든 트래픽을 공평하게 취급해야 한다는 점에서 단말기 제조업체와 통신망 프로바이더, 콘텐츠 제공업체에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톰 휠러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이 이날 밤 MWC 기조연설에서 지난달 표결한 망중립성 강화 규정에 대해 언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FCC는 지난달 26일 유·무선 초고속인터넷 사업 전체를 공공 서비스에 준해 규제하겠다는 내용의 인터넷 망중립성 강화 규정을 표결에 부쳐 찬성 3표, 반대 2표로 통과시켰다. 새 규정의 핵심은 통신업체가 별도의 대가를 받고 특정 콘텐츠의 전송 속도를 빠르게 해 주는 이른바 ‘급행 차선(fast lane)’이나 서비스 종류에 따라 합법적인 콘텐츠를 차단하거나 속도를 느리게 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 골자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망중립성 강화 규정 확정에 대해 다양한 반응을 내놓았다. 동영상 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는 반색한 반면 CATV(케이블TV) 업계 단체는 이 결정이 혁신을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휠러 위원장은 “그 만큼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규제가 혁신을 보호하고 통신망 프로바이더의 수익을 감소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나 미국의 망중립성 강화 규정의 확정은 수십 년에 걸친 자유방임적인 정책에 한 획을 긋는 것으로, 유럽이나 신흥국 등 다른 나라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MWC에서 휠러 위원장의 발언은 규제 마련에 부심하는 각국의 통신당국에 일종의 지침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은행인 러트버그앤코의 라지브 찬드 전무는 “유럽은 (미국의) 규제 강화를 자국의 규제에 대한 구실로 사용하고 싶어한다”며 “이 때문에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규제를 강화한 것은 중요한 메시지다”라고 말했다.

루이지 감바델라 전 유럽전기통신사업자협회(ETNO) 회장은 “유럽은 오랫동안 미국 광대역망의 급속한 발전을 칭찬하고 그것이 규제 덕분이라고 생각해왔다”며 “FCC의 움직임이 미국 이외의 국가에 위험한 전례가 되어 타국에 의한 추종을 허용할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동안 유럽에는 망중립성에 관한 명확한 규제가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망중립성은 미국에서 만들어진 개념이기 때문. 유럽의 규제 당국은 지난 10년간 망중립성이 아닌 광대역 시장과 무선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해왔다. 덕분에 통신요금을 미국의 수준보다 낮추는 데 성공했다.

독일과 프랑스에서의 압력을 받아 유럽연합(EU)의 집행 기관인 유럽위원회는 현재 새로운 디지털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는 망중립성의 정확한 해석이 아니라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기업에 대한 과세 나 규제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에서 반독점 압력을 받고 있는 구글은 미국의 규제 강화에 따라 회사가 해외 당국의 표적이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구글은 2월 FCC 보고서에서 FCC가 통신 공급자에 접속하는 콘텐츠 회사의 관계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외국의 통신 공급자가 콘텐츠 회사로부터 트래픽 취급 수수료를 징수할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

신흥국에서는 망중립성 문제가 더 복잡하다. 사람들을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지만 그것은 돈이 드는 과제이기 때문이다. 페이스북과 같은 기업은 신흥국의 사람들에게 데이터 통신을 무상 제공하기 위한 노력에 착수하고 있는데, 이같은 관행은 망중립성 문제를 야기할 우려가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소규모 앱 개발자는 페이스북 등과 같은 무상 액세스를 제공할 수 없다.

이들 서비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그것이 무료나 유료 여부에 관계없이 갈들이 발생할 수 있다. 미얀마에서 모바일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카타르의 오레두는 페이스북이나 구글 같은 기업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통신망에서만 수익을 올릴 뿐 통신망을 구축하는 데에는 지원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인도는 이미 망중립성 문제가 표면으로 부상했다. 인도의 많은 지역에 인터넷이 보급돼 있지 않은데, 그 격차를 메우기 위해 일부 지역에서는 2월에 페이스북의 ‘internet.org’의 이용이 가능해져 일부 사이트에 대한 통신이 무상 제공되게 됐다.

한편, 인도 통신회사 바르티 에어텔은 지난해 12월 스카이프와 바이버 등 무료 통화 서비스 통화 요금을 고객에게 부과하기로 결정해 반발을 샀다. 이 회사는 망중립성 문제가 발생하자 즉시 정책을 선회했다.

통신 컨설턴트인 체탄 샤르마 씨는 “신흥국은 서방 국가의 규제 당국을 답습하고 있다”며 “신흥국이 다른 길을 걷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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