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리서치가 답이다] 그 사람을 가졌는가

입력 2015-02-1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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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그늘 증권업계 위기탈출 해법으로 리서치센터 강화‘고비용 저효율’ 설움 받던 애널리스트들 속속 명예회복CEO도 영업통 지고 연구관리형 각광… “사람이 경쟁력”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증권사의 꽃’ 으로 불릴 만큼 대학생들 사이에서 선망의 직업으로 꼽혔다. 주식이나 파생상품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베일에 가려진 업무 영역, 수억원에 달하는 높은 연봉 때문에 화이트칼라의 대표 직업으로 통했다.

이처럼 선망받던 애널리스트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 고액 연봉의 거품이 꺼진 지는 이미 오래다.

외부적으로는 주가조작 연루, 리포트 객관성 논란 등으로 그들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선도 차갑기만하다. 내부적으로는 영업 압박, 고비용 저효율 조직으로 지목되는 등 수년째 이어지는 증권업계 불황과 그에 따른 구조조정에 가장 먼저 칼날을 받아야했다.

그래서일까? 어둠이 깊으면 새날이 오듯이 천덕꾸러기 신세였던 애널리스트, 그리고 리서치센터에 대한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리서치의 중요성을 외치는 소리가 다시 들리고 있다.

최근들어 리서치센터장 출신 최고경영자(CEO)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애널리스트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는 증권사도 늘어나고 있다. 업계 불황 속에서 위기탈출의 해법으로 리서치 강화가 다시 등장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는 일종의 역발상 전략의 일환이다.

◇위기의 리서치= 지난 2013년 6월 삼성전자 시가총액 14조원이 단번에 증발했다. 한 외국계 증권사 보고서가 주가 급락의 배경으로 지목됐다. 비판적인 내용을 담은 이 외국계 보고서의 파장은 컸다.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 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톤 일색의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에 대한 비난이 거세졌다.

또 CJ E&M 사태를 계기로 애널리스트가 IR 담당자로부터 사전에 실적에 대한 정보를 받기 어려워지면서 리서치센터의 실적 예측이 빗나가는 빈도도 늘어났다. 이는 투자자 신뢰 저하로 이어졌다. 최근 몇년째 이어지는 증권사 구조조정 1순위로 리서치의 이름이 올라온 이유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증권사의 전체 애널리스트 숫자는 1189명으로 집계됐다. 연초 1321명과 비교해 10% 줄었다. 애널리스트가 1200명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07년 초(1082명) 이후 8년여 만의 일이다. 2011년 이후에는 매년 10% 가까이 감소했다. 특히 올해는 구조조정과 인수합병(M&A) 여파로 대형사를 중심으로 애널리스트 감축이 컸다. 고강도 구조조정을 실시한 현대증권은 연초 대비 23명이 줄어들면서 가장 많이 줄었다. NH농협증권과 합병되는 우리투자증권(20명)의 감축폭도 컸다.

◇그럼에도 리서치가 답이다= “애널리스트를 찾습니다.” 김철범 한화투자증권 센터장이 이달 초 친분 있는 업계 센터장들에게 보낸 구인 메시지다.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다시 인력 모집에 나섰다.

한화투자증권뿐 아니라, 대신증권과 키움증권 등도 빈 섹터를 커버할 적임자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핀테크 등 증권사들의 신사업 영역 분야가 넓어짐에 따라, 이를 제대로 커버할 수 있는 리서치 능력에 대한 수요도 점차 높아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애널리스트 급감은 장기적으로 국내 금융투자업계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리서치 복원이 힘을 얻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골드만삭스 등이 세계적인 투자은행(IB)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리서치 능력”이라며 “단기적인 비용 손익만 계산해서 리서치센터를 바라보는 게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증권업계에 리서치센터장 출신 CEO가 각광받고 있는 것도 리서치 경쟁력의 중요성을 뒷받침하는 사례다. 홍성국 KDB대우증권 사장, 장승철 하나대투증권 사장, 신성호 IBK투자증권 사장 등 지난해 선임된 증권사 CEO 4명 중 3명이 리서치센터장 출신이다. 최근 몇 년간 업황이 좋지 않았던 금융투자업계가 ‘영업통’보다 시장을 제대로 분석할 수 있는 ‘연구관리형’ CEO에 무게중심을 둔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린다.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투자자 신뢰회복을 위한 장치도 적극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화투자증권은 투자등급의 간소화, 개인고객들도 기관투자자와 동일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게 하는 등 획기적인 리서치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4단계로 구분 된 (Buy, Outperform, Marketperform, Underperform)투자 등급을, 절대 수익률 3단계 등급(Buy, Hold, Sell)으로 단순화 했다. 전체 커버리지 종목 가운데 Hold(중립) 및 Sell(매도)이하 투자 의견비중을 40% 수준으로 확대했다.

자산운용사도 리서치를 외치고 있다. 대신자산운용이 유진투자증권의 스타 애널리스트 김미연 리서치센터장을 영입한 것도 그 일환이다. 벤처기업과 스타트업 기업들이 몰려있는 판교에 본사를 둔 에셋플러스는 기존 리서치팀에 비즈모델리서치팀을 신설하며 리서치를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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