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재산권 올 1~9월 ‘사상최대’ 적자…“수출 늘어도 실속 없는 이유네”

입력 2014-11-18 09:25 수정 2014-11-18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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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천·표준 기술 부족으로 올해 9월까지 누적 지적재산권 수지가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우리나라가 외형적으로 수출 규모는 크지만 실속이 없다는 것이 그 배경이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월부터 9월까지 지적재산권 무역수지는 -45억3000만 달러로 집계, 적자폭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6.9%나 늘었다. 이는 또 1~9월 기준 사상 최대다. 이에 따라 올해 지적재산권 수지는 기존의 최대 적자 규모인 2010년(-59억9000만 달러)의 기록을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올 들어 9월까지 지적재산권 수입(35억9000만 달러)과 지급액(81억1000만 달러)도 역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적재산권 수지는 국내 기업이 상표, 특허기술 등과 같은 지식재산권 수출 등을 통한 수입에서 해외 지적재산권을 사용한 대가로 지급한 액수를 차감한 것이다.

지적재산권 추이를 보면 1980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지속적으로 적자행진을 이어갔으나 최근 그 규모가 빠르게 확대돼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이러한 지적재산권 수지 적자는 우리나라의 만성적 서비스수지 적자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서비스수지 적자 79억3000만 달러에서 지적재산권 수지 적자(55억2000만 달러)가 69.6%나 차지했다.

노충식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핵심 기술이 부족한 것과 함께 높은 기술력을 요하는 전기전자 제품 등의 수출이 호재를 보임에 따라 지적재산권 지급이 크게 늘어난 것이 적자폭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나름 ‘제조업 강국’으로 불리지만 기술무역수지도 성적이 좋지 않다. 우리나라 기술무역수지는 2000년 -28억6000만 달러에서 2012년 -57억4000만 달러로 12년새 2배 이상 적자폭이 확대됐다. 기술무역수지란 특허권과 상표권 등의 수출입을 포함해 국가 간의 기술지식 및 기술서비스 무역과 관련된 무형적 거래 상황이다.

한국의 수출이 외형상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해외로 유출되는 부가가치 비중이 과도해 실속은 작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은 이런 맥락이다. 실제로 현대경제연구원에서 따르면 2011년 한국 수출의 부가가치 유출률은 44.7%로 나타났다. 즉 한국이 1000달러를 수출하면 553만 달러만 순수입이 되고 447달러는 해외로 빠져나간다는 의미다. 특히 미국, 중국, 독일, 일본 등 4개국의 부가가치 유출률 평균치(23.1%)의 2배에 육박한다.

주원 현대연 수석연구위원은 “한국의 수출에서 부가가치 유출분이 큰 원인은 산업구조가 고부가·고기술화되지 못하는 등 기술 경쟁력이 부족한 데 따른 것”이라며 “수출 부가가치의 국내 잔존률이 낮으면 미래를 위한 투자 여력이 떨어져 경제 전반의 성장 잠재력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했다. 결국 소재나 부품 등 ‘허리산업’을 발전시키고 비가격 경쟁력의 핵심인 기술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

날로 치열해지는 수출 시장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해외 선진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류태규 한국지식재산연구원 본부장은 “기술 사이클상 우리나라는 보유한 기술보다 높은 수준의 완제품을 파는 경향이 있어 지적재산권 및 기술무역수지가 적자”라며 “그러나 해외기술을 적극적으로 들여와 최고 경쟁력의 상품을 만들어 수출, 전체 무역에서 높은 흑자를 기록한다면 국가 전체적으로는 이익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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