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MB정부 블랙리스트 소송의 결말은

입력 2023-10-23 06: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사회경제부 박꽃 기자
▲▲사회경제부 박꽃 기자
2017년 문화예술인 36명이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MB정부 시절 작성된 이른바 블랙리스트 때문에 각종 투자와 지원에서 배제되고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는 등 피해를 봤다는 주장이다. 원고 목록에는 배우 문성근, 방송인 김미화 등 이미 알려진 인사뿐만 아니라 유명 영화감독과 프로듀서도 다수 포함돼 있다.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MB정부 청와대 기획관리실은 2008년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이라는 대외비 문서를 만들었다. 좌파 이념을 지향하는 문화계의 이름난 인사들이 예술을 선전·선동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것이다. 예시로 든 게 봉준호 감독 ‘괴물’(반미 및 정부의 무능을 부각)과 박찬욱 감독의 ‘공동경비구역 JSA’(북한을 동지로 묘사) 등이다.

가장 자유분방하고 도발적으로 사고해야 할 문화예술인을 고루한 이념의 잣대로 분류하고, 각종 지원과 투자에서 배제하려던 정부의 시도가 있었다면 처벌될 수 있을까. 현재 진행 중인 손해배상 건을 살펴보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무려 6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진행된 공판은 8차례에 불과했다. 원고 수십 명의 사례를 상세히 살펴보고 검증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피고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과 관련된 정보를 국정원으로부터 받기 어려워 재판 진행이 더뎠다는 얘기도 나돈다.

이런 상황은 국가 주도 블랙리스트가 끼치는 해악이 뭔지 잘 보여준다. 일단 한번 실행되면 피해자는 자신이 누구에 의해, 어떤 방식으로, 왜 해당 목록에 올랐는지도 알지 못한 채 불이익을 받는다. 뒤늦게 그 구체적인 피해 사실을 입증하고 법적 책임을 물으려 해봐도, 정보 공유조차 쉽게 해주지 않는 국가 기관을 상대로 수년간 씨름을 벌여야 한다.

손해배상 소송의 선고는 오는 12월 22일에 나온다. 이런 중에 MB정부 시절 문체부 장관을 지내고 최근 귀환한 유인촌 장관은 “당시 블랙리스트라는 말 자체가 없었다”고 못박았다. 사법부의 판단은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문화는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팔길이 원칙이 다시 떠오르는 요즘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삼성 노사합의 운명의 엿새⋯잠정합의안, 오늘부터 찬반투표
  • 국민참여성장펀드 첫날, 은행 영업점 ‘북새통’⋯10분 만에 완판 행렬
  • 다시 아이바오의 시간…푸루후 동생 향한 마음들 [해시태그]
  • 주춤하던 신규 가계부채 반등⋯1분기 주담대 취급액 '역대 최고'
  • ‘뛰지 마’만 남은 학교…피해는 결국 학생들 [사라지는 교실 밖 교실 下-①]
  • 서울 아파트값 3월 하락 전환⋯전세는 1.36% 상승
  • 스페이스X 800억달러 IPO, 한국 공모 시장과 비교하면? [인포그래픽]
  • 국민의힘 “李 대통령, 정원오 살리기 위한 노골적 선거개입”
  • 오늘의 상승종목

  • 05.22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0
    • -1.26%
    • 이더리움
    • 3,089,000
    • -2.28%
    • 비트코인 캐시
    • 0
    • -7.67%
    • 리플
    • 0
    • -0.59%
    • 솔라나
    • 0
    • -2.48%
    • 에이다
    • 0
    • -2.15%
    • 트론
    • 0
    • -0.19%
    • 스텔라루멘
    • 0
    • -1.36%
    • 비트코인에스브이
    • 0
    • -1.27%
    • 체인링크
    • 0
    • -4.25%
    • 샌드박스
    • 0
    • -2.7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