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람”…SK 70년 만든 최종현·최종건 경영철학

입력 2023-04-06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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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창립 70주년 어록집 발간
최종건-최종현 형제 경영철학 담겨
최태원의 ‘행복경영’으로 이어진 SK DNA

▲폐암수술을 받은 최종현 선대회장(가운데)이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직전인 1997년 9월 산소 호흡기를 꽂은 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 참석해 경제위기 극복방안을 논의하는 모습. (사진제공=SK)
▲폐암수술을 받은 최종현 선대회장(가운데)이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직전인 1997년 9월 산소 호흡기를 꽂은 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 참석해 경제위기 극복방안을 논의하는 모습. (사진제공=SK)

“우리의 슬기와 용기로써 뚫지 못할 난관은 없으며 우리의 성실과 창의로써 이룩할 수 없는 목표도 없다.” -최종건 창업회장

“기업 경영에서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첫째도 인간, 둘째도 인간, 셋째도 인간이다. 사람을 사람답게 다룬다는 기본 원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최종현 선대회장

SK그룹이 창립 70주년을 맞아 최종건 창업회장과 최종현 선대회장 형제의 어록집 ‘패기로 묻고 지성으로 답하다’를 6일 발간했다. 책은 250여 개 대표 어록을 일화와 함께 소개하며 두 회장의 유지를 계승한 SK가 재계 대표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조명했다.

최종건 회장은 1953년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공장에서 손수 부품을 주워 직기를 재조립해 ‘선경직물’을 창업했다. “구부러진 것은 펴고, 끊어진 것은 잇는다”는 그의 일성에서 SK의 70년 역사가 시작됐다.

▲1967년 아세테이트 공장 기공식에서 임직원들과 함께한 최종건 창업회장(왼쪽에서 다섯 번째)과 최종현 선대회장(왼쪽에서 여섯 번째). (사진제공=SK)
▲1967년 아세테이트 공장 기공식에서 임직원들과 함께한 최종건 창업회장(왼쪽에서 다섯 번째)과 최종현 선대회장(왼쪽에서 여섯 번째). (사진제공=SK)

최종건 회장의 일생을 관통했던 기업관은 사명감이었다. 그는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가 새겨진 인견 직물을 최초로 수출하는 등 대한민국을 가난에서 벗어나게 내야 한다는 사명을 평생 실천한 기업인이다.

최종건 회장은 “회사의 발전이 곧 나라의 발전”이라며 본인 세대 노력이 후대를 풍요롭게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그는 1973년 신년사에서 “우리의 슬기와 용기로써 뚫지 못하는 난관은 없다”며 맨바닥에서 한강의 기적을 일군 임직원을 격려하기도 했다.

최종건 회장은 “돈으로 사람을 살 수 없다. 마음을 주고 사야 한다”고 말하며 발전만이 미덕인 시대에 사람의 가치를 존중하며 구성원의 복지 향상에 힘썼다. 최종건 회장은 공장을 가동해 한 사람이라도 더 일하며 빈곤을 극복할 수 있기를 바랐다. 그가 잿더미 속에서 선경직물을 일으킨 이유다.

▲1969년 폴리에스터 원사 공장 준공식 당시 최종건 창업회장(오른쪽 세 번째)과 최종현 선대회장(오른쪽 두 번째)의 모습. (사진제공=SK)
▲1969년 폴리에스터 원사 공장 준공식 당시 최종건 창업회장(오른쪽 세 번째)과 최종현 선대회장(오른쪽 두 번째)의 모습. (사진제공=SK)

1973년 창업회장의 유지를 이어받은 최종현 선대회장은 석유 파동이라는 국가적 위기 속에서 “도전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고 외치며 석유에서 섬유까지 완전 수직계열화를 이뤄냈다. 최종현 회장의 미래를 보는 혜안과 과감한 결단은 SK의 도전정신으로 이어졌다. 이는 SK가 오늘날 BBC(바이오 · 배터리 · 반도체) 분야를 통해 미래 산업을 선도하는 원천이 됐다.

최종현 회장은 회사가 이윤만을 추구하던 1970년대 서양의 합리적 경영이론과 동양의 인간 중심 사상을 결합하여 SK 고유의 경영관리체계인 SKMS(SK Management System)를 정립했다. 그는 “You가 알아서 해”라는 어록처럼 자율성에 기반한 과감한 위임을 실천했다. 국내 최초 기업 연수원인 선경연수원 개원(1975), 회장 결재칸과 출퇴근 카드 폐지, 해외 MBA 프로그램 도입 등 당시로써는 파격적인 행보로 SK만의 기업문화를 만들었다.

최종현 회장은 1994년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을 인수할 당시 너무 비싼 값에 샀다는 여론이 일자 “우리는 회사가 아닌 미래를 샀다”며 미래 산업 변화에 대한 통찰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자율·창의·경쟁을 바탕으로 한 시장경제의 원리를 발전시키는 것이 우리 경제를 정상적으로 키우고 나라를 살찌우는 근본”이라며 국가경쟁력 제고에 평생을 힘썼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 (연합뉴스)

두 회장의 경영철학은 최태원 회장에게 이어졌다. 최 회장은 2021년 대한상의 회장에 추대됐을 때 “국가 경제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고 밝힌 이후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과 글로벌 경제 협력 등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기업의 포트폴리오를 과감하게 조정하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인재 양성에 힘쓰는 것도 SK 전통을 계승한 결과다.

최 회장은 발간사를 통해 “창업회장과 선대회장의 삶과 철학은 단지 기업의 발전에 머무르지 않고 국가와 사회의 발전에 향해 있었다”며 “선대의 도전과 위기 극복 정신이 앞으로 SK 70년 도약과 미래 디자인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SK는 10개월에 걸쳐 최종건 창업회장과 최종현 선대회장의 발간물, 사사, 업무 노트 등 기록물 약 1만5000장을 분석해 대표 어록 250개를 선별했다. 1500여 장의 사진 자료도 디지털로 복원해 170장을 담았다. 어록집은 비매품으로 대학·국공립 도서관과 SK 홈페이지를 통해 열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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