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시장, 과열 진정인가 경기둔화 조짐인가

입력 2022-06-09 16:20 수정 2022-06-09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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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지 신청 규모, 22년래 최저치
30년 만기 모기지 평균 금리 3.22%에서 5.09%로 급등
주택 가격, 팬데믹 초기 대비 40% 높은 수준
주택시장 냉각, 경기침체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

미국에서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신청 규모가 2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에 진입하면서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금리도 급등하자 시장 수요가 위축된 결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시기 저금리와 유동성에 힘입어 과열됐던 주택시장이 진정되는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경기둔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지난달 28일∼지난 3일 1주일간 모기지 신청 규모는 전주보다 6.5% 줄어 4주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22년 만에 최저치다. 새 대출로 기존 대출을 갚는 차환(리파이낸스)과 구매 활동도 각각 6%와 7% 줄어들었다.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모기지 수요가 급감했다. 30년 만기 모기지 평균 금리는 올해 초 3.22%에서 지난주 5.09%로 크게 올랐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제로에서 3월 0.25%포인트, 5월 0.50%포인트 각각 끌어올린 영향이다. 작년 말부터 지속된 고물가 여파로 연준은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냈다. 올해 내내 차환 수요가 위축된 배경이다. 모기지 신청 규모 급감은 이제 구매 수요까지 감소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WSJ는 진단했다. 실제 4월 주택 판매는 팬데믹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뜨겁게 달아올랐던 미국 주택시장에서 거품이 가라앉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초저금리에 힘입어 주택을 사려는 수요가 쏟아지면서 미국의 주택 거래량은 15년래 최대를 기록했다. 미국 부동산중개협회(NAR) 분석 결과 지난해 기존주택 매매 건수는 전년보다 8.5% 증가한 612만 건으로 나타났다. 2006년(648만 건) 이후 가장 많은 거래량이다.

수요 증가로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주택 재고량은 91만 채로 1999년 이후 22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가격은 급등해 기존 주택의 중위가격(중간값)이 34만6900달러(약 4억1400만 원)로 전년보다 16.9% 뛰었다. 1999년 이후 22년 만의 최대 상승폭이었다.

올해는 이런 시장 열기가 식고 있는 것이다. 다만 주택시장에서 거래량이 줄어들고는 있지만 가격 하락 폭이 크지는 않다. 주택 가격은 코로나19 초기 대비 40% 정도 높은 수준이다. 매물 부족으로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엘 칸 MBA 부대표는 “주택시장은 적은 매물과 급등한 모기지 금리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악화한 환경은 특히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준이 추가 빅스텝을 공언한 상황에서 주택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수는 없다는 게 중론이다.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주택시장 냉각은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미국은 41년래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 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 등으로 경기하강이 점쳐진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을 35%로 보고 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집계 결과 지난 3월 기준 중위소득 가구는 소득의 38.6%를 중위가격 주택 구매에 따른 원리금 상환에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7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지난해 말 32.6%에 비해서도 부담이 많이 커진 상황이다.

경기침체가 다시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쳐 가격 급락을 부채질하고 실물경제에 타격을 미치는 악순환을 배제할 수 없다고 WSJ는 거듭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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