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추미애-윤석열 '라임 사태' 정면충돌...꼬이는 라임ㆍ옵티머스 사건

입력 2020-10-18 16:05 수정 2020-10-18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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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검찰총장 책임" vs 대검 "중상모략"…초기 대응 부실 논란

▲추미애 법무부 장관(오른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이투데이DB)
▲추미애 법무부 장관(오른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이투데이DB)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다시 정면충돌했다.

법무부는 18일 라임자산운용(라임)의 실질 전주(錢主)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폭로성 발언을 담은 이른바 ‘옥중서신’에 대해 감찰을 벌인 결과 윤 총장이 로비 의혹에 대해 제대로 수사지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검찰청은 출입기자단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검찰총장에 대한 중상모략”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옥중서신 뭐길래…"검사, 야당 의원 로비"

‘라임 사태’는 펀드 부실을 고지하지 않고 증권사와 은행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다가 결국 환매가 중단돼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끼친 사건이다. 라임의 환매 중단 규모는 1조6000억 원에 달한다. 김 전 회장은 라임이 스타모빌리티에 투자한 400억 원으로 재향군인회 상조회를 인수한 후 상조회 자산 377억 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올해 8월 구속기소됐다.

김 전 회장은 16일 변호인을 통해 공개한 A4 용지 5장 분량의 ‘옥중 자필 입장문’에서 검찰이 정권에 타격을 주고 윤 총장에게 득이 되는 방향으로 수사를 벌인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자신이 검거된 후 전관 출신 A 변호사가 첫 접견 때부터 “라임 사건에 윤 총장의 운명이 걸려 있다”면서 “당신이 살려면 기동민(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좋지만, 강기정 (정무)수석 정도는 잡으라고 했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이 과정에서 검찰은 이미 원하는 결론을 내려놓고 특정 방향으로 진술을 유도하는 ‘짜 맞추기 수사’를 했다고도 폭로했다.

그는 “지난해 7월 A 변호사를 통해 현직 검사 3명에게 1000만 원 상당의 술 접대를 했다”면서 “회식 참석 당시 추후 라임 수사팀에 합류할 검사들이라고 소개를 받았는데, 실제 1명은 수사팀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5월 청와대 행정관 뇌물공여와 관련된 첫 검찰 조사 때부터 담당 검사가 나는 ‘인정만 하면 된다’며 수사 책임자가 원하는 대로 진술 내용을 수정하고 내게 인정하도록 하는 식이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야당 유력 정치인 등을 상대로도 로비했다고 검찰에 밝혔지만,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검사장 출신 야당 유력 정치인과 변호사에게 수억 원을 제공하고 라임 펀드 관련 청탁을 했다는 폭로도 했다.

김봉현이 쏘아 올린 화살…秋·尹 또 충돌

법무부는 이에 따라 △전관 변호사를 통한 현직 검사 접대·금품수수 의혹 △검찰 로비 관련 수사 은폐 의혹 △짜맞추기·회유 수사 의혹 등에 대해 감찰에 착수해 김 전 회장을 직접 조사했다. 윤 총장도 라임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남부지검에 ‘검사 비위 의혹’ 부분을 신속하게 수사해 범죄 혐의 여부를 철저하게 규명하도록 지시했다.

법무부는 이날 감찰 결과 검찰의 수사가 미비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별도 수사팀 구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법무부는 “검찰총장이 라임 사건 수사검사의 선정에 직접 관여하고 철저한 수사를 수차 밝혔음에도, 구체적인 야권 정치인과 검사 비위 사실을 보고받고도, 철저히 수사하도록 지휘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대검은 즉각 반박했다.

대검은 “검찰총장은 ‘야권 관련 정치인 의혹’ 내용을 보고받은 후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고 현재도 수사 중”이라면서 “‘검사 비위 의혹’은 16일 언론보도를 통해 최초로 인지했으며 남부지검에 2차례 철저한 수사를 지시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라임 사건 수사검사 선정은 기본적으로 남부지검의 소관사항이고 외부파견 검사의 경우는 최근 옵티머스 사건과 같이 법무부, 대검, 남부지검이 협의해서 결정했다”면서 “검찰총장이 해당 의혹들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는데도 이와 반대되는 법무부의 발표 내용은 전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초기 부실 대응’ 옵티머스 사건도 부담

옵티머스 사건의 경우 김재현 대표가 지난 5월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에 ‘이혁진 전 옵티머스 대표와의 갈등 해결에 도움을 준 정부·여당 관계자들이 프로젝트 수익자로 일부 참여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아울러 옵티머스 사건 수사 과정에서 전·현직 청와대 행정관 2명과 민정비서실 수사관 1명의 이름이 거론됐다.

이에 서울중앙지검은 경제범죄형사부를 중심으로 반부패수사부·범죄수익환수부 검사 9명과 법무부가 이날 파견을 승인한 검사 5명, 중앙지검 내부 충원 4명을 포함해 모두 18명으로 전담 수사팀을 꾸렸다.

검찰은 “전담 수사팀으로 정·관계 로비 의혹 등 거액의 펀드 사기 범행이 가능했던 배경과 펀드 자금의 사용처 등 관련 의혹 전반에 걸쳐 일체의 다른 고려 없이 신속하고 철저히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검찰은 부실한 초기 대응으로 적기를 놓쳤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관계 로비 의혹이 확산하기 전까지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대형 금융사건 수사하면서 자금 흐름 등을 살펴봤을 검찰이 로비 의혹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라임·옵티머스 사건의 로비 의혹이 커질수록 늑장 수사라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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