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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에서 꺼지는 산업 엔진… 재계, 경영계획 변경ㆍ초긴축경영 돌입

입력 2020-03-23 15:00 수정 2020-03-23 17:47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인도 공장 가동 중단… 연간 경영 계획 수정 나서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7월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노이다시 삼성전자 제2공장 준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델리/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7월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노이다시 삼성전자 제2공장 준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델리/연합뉴스)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국내 기업들의 주력 생산 기지인 인도 현지 공장이 가동을 멈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히 확산하자 인도 정부가 내놓은 지침에 따른 것이다.

글로벌 공장의 연쇄 셧다운으로 인한 생산 차질 및 수요 급감, 금융시장 대혼란에 따른 유동성 우려 등 복합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주요 대기업들은 초긴축경영에 돌입하고, 연간 경영 계획을 수정하는 등 생존 싸움에 나섰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인도 노이다가 속한 우타르프라데시 주정부의 지침에 따라 25일까지 이틀간 스마트폰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노이다 공장은 세계 최대 규모의 스마트폰 공장이다. 삼성전자가 2018년 기존 공장 규모를 두 배로 확대하며 세계 시장 공략의 차세대 거점으로 육성하는 곳이다. 연간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량의 약 40%인 1억2000만대의 스마트폰을 생산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인도 정부 방침에 따라 노이다 생산법인을 25일까지 일시 폐쇄한다"며 "공급 차질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 공장에 있는 냉장고 등 가전 생산 라인도 함께 가동을 중단시켰다.

인근 그레이터노이다의 LG전자 가전제품 공장도 같은 기간 가동을 멈춘다. 이 공장에서는 TV를 제외한 거의 전 품목의 가전이 생산된다.

남부 첸나이의 현대차 공장도 정부 방침에 따라 31일까지 문을 닫는다. 기아차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 공장의 생산을 일시 중단했다. 일단 23일 하루 동안 셧다운 하기로 결정했고 추가 가동 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현대차 공장의 연간 생산 규모는 70만대이며, 지난해 가동을 시작한 기아차 공장은 올해 연간 생산능력을 17만대로 늘릴 방침이다.

서부 푸네 인근에 자리 잡은 포스코의 자동차ㆍ가전용 용융 아연도금강판 공장은 생산 감축에 들어갔다. 코로나19로 인해 푸네 도심 등에도 봉쇄령이 내려져 물류에 타격이 생긴 데다 자동차 등 연관 산업의 생산 타격으로 제품을 공급할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상황이 악화하면서 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한 전략 마련에 돌입했다. 먼저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우리 기업들의 실적 하락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주요 제품 판매 목표치를 내리고,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 등도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

삼성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08년 4분기 9400억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2000년 이후 유일한 분기 적자다. 특히 반도체 사업은 2008년 4분기(6900억 원)와 2009년 1분기(6700억 원) 등 2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

삼성 계열사 고위 관계자는 "시기의 문제일 뿐 계열사별로 조만간 연간 경영계획 수정에 들어갈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연간 3억 대 회복을 목표로 삼았던 스마트폰 판매 목표를 내리고, TV 판매 목표치 역시 하향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등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가 줄줄이 취소 혹은 연기되고 있는 탓이다. 삼성의 다른 계열사 역시 계획 수정에 나설 전망이다.

줄줄이 해외 공장이 문을 닫고 있는 현대기아차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달 말부터 운영해온 재택근무를 이날로 중단했다.

경영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다 보다 적극적인 대처의 필요성도 제기됐기 때문이다. 대신 부문별 협업을 강화해 사업 운영의 차질을 막는 동시에 출퇴근 시간을 최대한 분산하는 유연근무제를 확대할 계획이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 주재로 이번주에 주요 계열사들이 참여하는 비상경영회의를 개최한다. 주력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적자가 예상되는 등 상황이 심각해 지고 있는 탓이다.

SK이노베이션은 책임자들과 필수 인력들은 정상 출근하고 재택근무자들도 근무시간을 연장하며 비상 상황에 대응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도 '코로나TF'를 가동해 주6일 회의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LG전자와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LG 주요 계열사들 역시 내부적으로 연간 경영 전략을 재검토하고 있다.

내년 흑자전환을 목표로 차근차근 진행했던 LG전자 자동차 부품 사업과 스마트폰 사업은 계획 수정이 불가피하다. 역시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LG디스플레이 역시 광저우 공장 가동 시점을 비롯해 다양한 부문을 원점에서 논의 중이다.

포스코는 심각한 위기 극복을 위해 시나리오별 비상대응 체계를 확립 중이다. 우선 생산 관련성이 적은 간접비용의 극한적 절감, 투자 우선순위 조정 등 고강도 대책 실행을 통해 비용 절감과 재무건전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아울러 미래 성장 신제품 개발과 함께 적극적으로 신시장 개척은 물론 시장지향형 기술혁신과 전사적 품질혁신 등 수익성 위주의 사업을 전개할 방침이다.

코로나19로 여파에 따른 중국발 철강 재고 상승, 수출 차질, 철광석 가격 상승 등으로 부진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는 데 따른 것이다. 특히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반 토막이 예상된다. 앞서 포스코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에도 영업이익이 반 토막 나는 등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2009년 개별기준 영업이익은 3조1480억 원으로 1년 만에 51.9% 급감했다.

재계 관계자는 "부품 공급 차질로 인한 생산 위기뿐만 아니라 전 세계 동반 수요 감소로 인한 경기 침체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며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은 물론이고, 경영 계획을 전면 수정하는 일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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