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겨울 날씨 때문에… 패션업계 올해도 ‘롱패딩’ 장사 죽쒔다

입력 2020-01-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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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기 경량패딩 수요 늘었지만 단가 높은 롱패딩 재고 쌓여 패션업계 ‘실적 저조’ 불가피

따뜻한 겨울로 패션업계가 울상이다. 통상적으로 패션업계 최대 성수기는 단가가 높은 패딩이 주력 제품으로 판매되는 겨울 시즌이다. 그러나 올겨울은 전국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높았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평균기온은 2.8℃로 평년(1.5℃)보다 1.3℃ 높았다. 하루 동안 내린 눈 가운데 가장 많이 쌓인 깊이를 측정하는 최심신적설 평균값 역시 0.3㎝로, 1973년 기상 관측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렇듯 포근한 겨울이 이어지다 보니 초여름부터 역시즌 마케팅으로 패딩 제품을 내놓으며 겨울 장사에 시동을 걸었던 패션업계의 겨울 매출 부진은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11~12월 남녀 패딩 제품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각각 10%, 13% 역신장했다. 위메프에서도 11~12월 패딩 제품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45.47%나 감소했다.

특히 롱패딩 매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위메프에서 판매된 롱패딩 매출은 전년 대비 66.03% 하락했다. 이번 시즌 처음으로 패딩 조끼 판매에 나섰던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10월 생산 물량 1만 개를 전 점에 발주 완료했지만 날씨 탓에 석 달 동안 전체 수량의 85%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유통채널뿐만 아니라 패션브랜드의 매출 하락도 이어졌다. SPA 브랜드 스파오는 이번 시즌 롱패딩 판매가 전년보다 40% 역신장했고, 탑텐 역시 이번 시즌 롱패딩 판매가 전년보다 30% 감소했다.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는 이번 시즌 롱패딩 입고 수량은 10만 장 중 지난해 12월까지 5만 장가량이 판매돼 판매율이 50%에 그쳤다고 토로한다. 디스커버리 역시 수치는 밝히지 않았지만 “올겨울 따뜻한 날씨로 패딩류 판매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성장세는 없다고 밝혔다.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부클 테크 후리스’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부클 테크 후리스’
롱패딩 판매는 저조했지만 경량패딩, 플리스 재킷 등은 따뜻한 겨울 매출을 견인하는 상품으로 부상했다. 스파오의 경량 패딩 조끼 매출은 전년 대비 50% 신장했고, 디스커버리의 경량패딩 매출 역시 전년 대비 65% 성장을 기록 중이다. 탑텐의 경량패딩 매출 신장률은 328%로 나타났다.

이번 시즌 패션업계가 너도나도 선보였던 일명 ‘뽀글이’로 불리는 플리스 재킷 판매도 눈에 띄게 늘었다. 스파오의 플리스 재킷인 ‘덤블점퍼’의 매출은 전년 대비 100% 신장했고, 디스커버리가 올해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부클 테크 후리스’ 역시 지난해 8월 출시 후 이달 9일까지의 누적 판매량이 26만 장을 넘어섰다. 탑텐의 플리스 재킷인 ‘플러피 플리스’의 매출 신장률은 557%를 기록했다.

▲밀레 ‘GTX 판테온 다운’
▲밀레 ‘GTX 판테온 다운’
패션업계는 경량패딩이나 플리스 재킷 등의 판매는 활발했지만, 업계에서는 이들 제품의 단가가 롱패딩에 훨씬 못 미치는 만큼 겨울 시즌 실적이 전년 대비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올겨울은 덜 추웠다고 평가받는 예년보다도 훨씬 따뜻했던 탓에 롱패딩 판매가 저조했다. 그 대신 코트 안에 입을 수 있는 경량패딩이나 간절기용으로 입기 좋은 플리스 재킷 판매 실적이 좋았다”며 “일반적으로 이들 상품은 단가가 높은 롱패딩보다 가격이 ¼ 수준으로 낮은 만큼 롱패딩 판매 저조는 전체 매출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2017년 롱패딩 흥행 이후 2018년 롱패딩을 대거 출시했다가 흥행에 참패해 ‘애물단지’가 된 경험이 있는 패션업계는 이번 시즌 롱패딩 물량을 무턱대고 늘리지는 않았다. 판매는 저조했지만, 애초 기획 물량을 줄임으로써 큰 재고 부담으로 이어지진 않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겨울 장사는 2월까지로 봐야 한다”면서도 “이번에는 물량을 한꺼번에 내놓지 않고 판매율을 봐가면서 조절하는 전략을 택했다. 롱패딩 기획 수량을 과감하게 축소한 업체도 많다. 그런 만큼 판매가 저조했지만 재고 부담이 이전처럼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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