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임재준 거래소 부이사장 “글로벌 경쟁력 충분...신산업 발굴ㆍ상품 확대로 시장활성화”

입력 2020-01-09 15:45 수정 2020-01-09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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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준 한국거래소 부이사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임재준 한국거래소 부이사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1956년 출범한 한국 주식시장은 현재 거래대금 세계 9위로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국채와 ETF시장도 각각 세계 3위, 8위에 이름을 올릴 만큼 최고 수준이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풍부한 유동성과 효율적인 거래플랫폼을 갖추며 글로벌 시장으로 성장했다. 중심에는 ‘자본시장의 꽃’, 유가증권시장이 있다.

지난 27일 한국거래소에서 만난 임재준 부이사장(유가증권시장본부장)은 1988년 입사해 인덱스사업, 정보사업, 파생상품시장 등 여러 분야를 두루 거친 베테랑이다. 임 부이사장을 선두로 올해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ESG 정보 확대 △SRI(사회책임투자) 채권 활성화 △영문공시 제공 △신인프라 기업 유치 △신상품 개발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임재준 부이사장은 “대내외 변동성으로 올해도 불안한 시장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할 계획”며 “특히 증시 저평가 요인으로 지목된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및 외국인 투자정보 부족 문제를 해결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해외에 비해 편의성이 높고 우수한 IT인프라를 보유 중이다. 미국과 유럽은 증권거래소와 파생상품거래소, 일반상품거래소가 각각 운영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시장접근성이 낮다. 인프라 역시 글로벌 거래소와 경쟁할 수 있는 초고속 처리 성능과 높은 안정성을 갖추고 있다.

그는 “한국거래소는 종합거래소로 매매체결에서 청산결제까지 모든 단계를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한다”며 “국채ㆍ레포(REPO)ㆍ일반채권을 거래하는 채권시장부터 △증권상품시장(ETFㆍETNㆍELW) △일반상품시장(금ㆍ배출권ㆍ석유) 등 다양한 시장이 있어 투자기회도 넓다”고 설명했다.

시장 활성화를 위한 주요 방안으로는 신산업 발굴을 꼽았다. 미국의 경우 제조업에서 플랫폼 기업으로 시가총액 상위기업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애플(APPLE)의 시가총액은 약 1350조 원으로 코스피시장(1429조 원, 11월 기준) 전체와 비슷한 규모다. 한국은 수년째 제자리에 머물며 역동성이 저하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임 부이사장은 “자율주행차, 스마트 공장처럼 미래산업을 이끌 대규모 인프라 관련 기업이 적시에 상장하도록 진입요건 등을 새롭게 정비할 계획”이라며 “새로운 우량기업과 상품을 적극 유치하고 신규 투자수요를 확충해 기업의 자금조달을 지원하고 시장 활성화를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저금리와 고령화 확산, 해외주식투자 증가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자 수요에 부합하는 신상품 공급을 확대할 것”이라며 “부동산 등 실물자산 투자로 안정적 배당수익을 제공하는 공모리츠 등 배당투자상품 상장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거래소는 롯데리츠와 NH프라임리츠 등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는 인컴형 상품 확대에 주력한 바 있다. △싱가포르 리츠 △부동산인프라고배당주 △미국 장단기우량회사채 △고배당주 관련 ETF도 도입했다. 올해 관련 상품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ESG 확대도 올해 역점 사업이다. 그는 “지난해 자산총액 2조 원 이상의 대규모상장법인을 대상으로 한 지배구조 보고서 의무공시제도가 시행됐다”며 “의무공시 대상인 200개 기업이 모두 기한내 공시를 완료하며 소기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전세계적인 ESG 사회책임투자 증가 추세에 따라 국내 환경에 적합한 E(환경)ㆍS(사회) 정보공개 확대를 추진하겠다”며 “정보공개 가이드라인 마련과 관련 교육을 통해 상장법인이 자발적으로 ES 정보를 공개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시장조성 대상 종목도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주문주도형 시장과 호가주도형 시장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장으로 시장구조 개편을 추진할 계획이다. 주문주도형은 딜러 개입 없이 시장참가자 주문에 의해서만 거래가 체결된다. 반면 호가주도형은 투자자가 딜러가 제시한 호가에 응해야한다. 이 둘을 결합해 투명성과 가격발견기능을 획득하겠다는 구상이다.

임 부이사장은 “지난해 12개 시장조성자(증권회사)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574개 종목에 대해 시장조성을 하면서 주식 거래비용 감소 및 가격안정성 향상 등 거래 활성화에 기여했다”고 짚었다. 이어 “올해도 대상을 꾸준히 확대해 투자자들이 원활히 주식거래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알고리즘매매 관리체계 구축 △해외합성ㆍ액티브ㆍ인컴형 ETF 상품 개발 △해외주가지수 및 원자재(원유ㆍ천연가스ㆍ금 등) 관련 고배수(±3배) ETN 상장 △실물자산기반 해외상품 국내 상장 △공공개발형 리츠 상장요건 완화 △세제환경 개선 등도 추진한다.

알고리즘 매매에 대해서는 “지난해 메릴린치 사건 등 불공정거래 이슈가 부각된 가운데 시장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적절한 관리방안을 모색하겠다”며 “IT와 빅데이터 활용 등 기술 발전으로 선진시장에서는 해당 매매기법이 일반화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한편 공매도와 세제 역차별 등을 둘러싼 지적에는 “투기적 공매도로 인한 주가하락, 규제준수 미흡, 낮은 제재수준 등 공매도에 관한 여러 불만을 알고 있다”며 “향후 무차입 공매도 금지와 업틱룰,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등 철저한 규제와 확인으로 순기능은 최대화하고 역기능은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또 “해외형 ETF 상품의 과세 불균형을 해소해 해외직접투자 수요를 우리 시장에서 수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동시에 투자자의 증시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증권거래세를 추가 인하하면서 양도소득세 과세 방식으로의 전환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시장이 질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주식매매에 관한 투자문화의 전환이 가장 중요하다”며 “외국인 등 일부 투자주체의 매매를 그대로 추종매매하건 증권가소문 등 근거없는 미확인 정보를 따르면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식매매에 있어서는 단기적인 투자성과에 급급하지 않고 긴 호흡을 가져야 한다”며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기반으로 기업의 펀드멘털을 분석해 투자하는 문화가 정립돼야 한다”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주요 경력=임재준 한국거래소 부이사장(유가증권시장본부장)은 지난해 11월 취임했다. 1963년생으로 충남대학교 경영학과를 나와 같은 학교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2005년에는 미주리주립대에서 MBA 학위를 받았다.

1988년 한국거래소 입사 이후 △파생상품시장본부 신사업부장 △유가증권시장본부 증권상품시장부장 △파생상품연구센터장 △파생상품시장본부 본부장보 △경영지원본부 본부장보 등을 역임했다. 임기는 2022년 10월 31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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