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규제 홍수 속 국산 AI '한돌'에게 박수를

입력 2019-12-1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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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김유진 기자

이세돌 9단이 국산 인공지능(AI) 바둑기사인 ‘한돌’과 은퇴 대국을 벌였다. 2016년 구글의 ‘알파고’와의 대결을 벌인 뒤 다시 한번 인간과 AI의 바둑대결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3년 전과는 달랐다. 이세돌 9단은 첫 대국에서 경기 시작 약 2시간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이세돌 9단의 ‘신의 한 수’를 치켜세우는 군중들도 있었지만, 국산 AI의 한계를 지적하는 이도 다수 있었다.

최근 기업인들을 만나면 가장 빈번하게 듣는 말은 “어렵다”라는 이야기다. 대내외 경영 환경 악화로 기존 사업이 어렵다고들 한다. “나아지겠죠”라는 말에 다들 고개를 젓는다. 미래를 준비하기 어렵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이어 미래를 준비하기도 전에 ‘규제’라는 덫에 걸려버린다는 그다지 새롭지 않은 이유도 덧붙인다.

기업과 정부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혁신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미래 먹거리인 혁신산업은 싹을 틔우지도 못한 채 글로벌 경쟁에서 밀리는 중이다.

혁신산업의 주체들은 모두 ‘규제’를 그 원인으로 꼽고 몇 년째 규제 개혁을 외치고 있다. 기업들은 복합적인 규제가 혁신산업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하나의 규제를 받는 게 아니라 최소 2~3개의 규제가 한꺼번에 적용돼 도저히 풀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오죽하면 한 청년 벤처기업인이 “융복합 신산업의 스타트업이 모든 규제를 다 지켜서 사업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며, 이런 현실에 사업을 접을까 몇 번이나 고민했다”고 토로했을까.

또 소극적 규제도 문제로 꼽힌다. 신산업이 등장해도 정부가 나서 틀을 갖춰주기는커녕 기존 산업과의 이해관계를 살펴 새로운 산업의 발생을 아예 지연시키고 있다.

차량호출서비스 ‘타다’의 금지법은 기존 택시의 반대로 국토위 전체회의를 통과했으며, 정부가 규제를 없애겠다고 판을 깔아준 강원도 원격의료 규제자유특구는 기득권 집단의 이해관계로 참여를 결정한 의료기관이 아직 1곳에 불과하다.

이세돌 9단의 은퇴 대국을 다시 논해보자. 과연 한돌이는 진정으로 패한 것일까. 규제의 홍수 속에서 세계 최고의 바둑기사인 이세돌 9단을 상대로 2시간 동안 선방한 한돌에 오히려 박수를 쳐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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