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에 한국 농업 심는다④]베트남·미얀마·태국·인도네시아…우리 농업 기술 도입 '대환영'

입력 2019-12-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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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공사, 1967년 해외기술용역사업 시작…50년 노하우 개도국 전수

▲인도네시아에서 한국농어촌공사가 진행 중인 까리안 댐 건설공사 현장. (사진제공=한국농어촌공사)
▲인도네시아에서 한국농어촌공사가 진행 중인 까리안 댐 건설공사 현장. (사진제공=한국농어촌공사)
"과거 미얀마가 대한민국에 쌀을 지원한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친구로서 한국군과 함께 싸웠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얀마가 할 수 있는 모든 측면에서 대한민국의 평화에 기여할 것이고, 여러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합니다."

지난달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한 아웅 산 수 치 미얀마 국가고문은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아웅 산 수 치 고문이 언급한 지원은 한국전쟁 당시 미얀마가 한국에 지원해준 5만 달러 규모의 쌀이다.

앞서 올해 9월 문 대통령은 미얀마를 국빈방문한 자리에서 "이제 한국 국민은 미얀마 국민에게 고마운 마음을 '딴요진'으로 갚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딴요진'은 한국어로 '정(情)'을 의미한다.

이번 특별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은 이같은 협력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했다.

미얀마와의 관계가 이렇게 우호적인 이유 가운데 하나는 지난 2014년부터 한국농어촌공사가 해외기술용역사업을 통해 미얀마에서 추진했던 '농촌공동체 개발사업'이다. 이 사업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총 2200만 달러를 들여 '새마을운동' 모델을 미얀마에 적용하는 농촌 환경개선사업으로 농어촌공사가 사업을 주관해 진행했다.

미얀마 양곤 등 9개 주 105개 마을을 대상으로 마을의 역량 강화, 생활환경개선, 소득증대를 위한 사업을 펼쳤고, 지난달 사업이 마무리됐다.

▲한국농어촌공사가 미얀마에서 진행한 '농촌공동체 개발사업' 현장. (사진제공=한국농어촌공사)
▲한국농어촌공사가 미얀마에서 진행한 '농촌공동체 개발사업' 현장. (사진제공=한국농어촌공사)

'새마을' 문구가 새겨진 녹색 조끼가 미얀마 농촌마을 곳곳에서 휘날렸고, 농촌공동체를 발전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양국 정상이 특별정상회의에서 농촌공동체 개발사업의 후속사업을 더욱 확대해 나가자고 의견을 모은 것도 그만큼 이 사업이 미얀마 내에서 큰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농어촌공사의 해외농업기술용역사업은 말 그대로 해외에 우리 농업 개발 기술을 전수하는 것이다. 해외에서 관개배수, 지하수 개발, 농촌 개발 등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실시하고, 이에 따른 세부설계, 공사·사업 관리 등 기술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사업의 시작은 1967년 베트남이다. 지난 1967년 정부가 토지개량조합연합회에 해외사업 전문가 파견 요청하면서 월남기술지원단을 구성하면서다. 이후 지금까지 35개국에서 151개 사업이 이뤄졌다. 사업 용역비는 2210억 원에 달한다.

송기헌 농어촌공사 해외사업처장은 "지금 진행 중인 해외기술용역사업은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미얀마, 베트남, 캄보디아 등에서 총 12건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2013년부터 다목적댐 건설사업이 한창이다. 총 공사비는 약 2500억 원 규모로 반텐주와 자카르타 서부지역 생활용수공급, 홍수조절, 전력공급을 위한 댐이 2022년 완공될 예정이다. 농어촌공사는 이 공사에 대한 설계와 건설사업 공사감리를 맡고 있다.

이 외에도 약 20조 원 규모의 자카르타 방조제 공사도 최근 완료됐다. 홍수를 막고 연안 개발을 위한 23.5㎞ 방조제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새만금 방조제를 모티브로 농어촌공사가 사업을 따냈다.

송 처장은 "해외농업기술용역사업은 세계 각국과 입찰 경쟁을 하는 상황이지만 2006년 새만금 공사가 끝나면서 세계 각국에서는 한국의 간척기술에 놀랐다"며 "이번 방조제 건설은 사실 큰 수익이 나는 것은 아니지만 대규모 간척 사업은 우리만 할 수 있다는 당위성을 가지고 사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만큼 우리의 높은 기술력은 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 한국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들 가운데 수혜국에서 지원국으로 올라선 유일한 나라로 특히 아세안 국가들은 한국의 농업기술을 선호하고 있다. 높은 기술력은 물론 사후 관리도 철저하기 때문이다.

송 처장은 "해외기술사업의 많은 경쟁자 가운데 일본은 과거사 문제, 중국은 사업 이후 경제권을 장악하는 등 자본 잠식에 대한 우려가 커 아세안 국가들이 기피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한국에 대해서는 높은 기술력에 감탄하면서 수혜국에서 지원국이 된 성과도 본 받을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태국은 우리의 물 관리 시스템을 지난해 도입했다. 원격으로 물을 관리하고 용수의 이동, 합리적인 배분을 위한 물 관리 시스템을 지난해 쁘란부리에 설치했다.

베트남도 관개농업 개선을 위해 북중부 7개 성에 2300억 원을 들여 요수 시스템과 시설을 개보수한다. 농어촌공사는 이 사업을 주관해 진행한다.

송 처장은 "올해 태국 관계자들이 차오프라야 강 하구 개발을 위해 영산강 하굿둑을 보고 갔다"며 "한국의 우수한 농업기술을 직접 보길 원하는 아세안 국가들의 방문이 꾸준히 이어지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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