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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희의 뉴스카트] 가맹사업법 '개악'에 '갑'은 운다

입력 2019-11-19 11:11 수정 2019-11-19 16:54

10여 년 전 쯤의 일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 하나로 프랜차이즈 업계가 꽤나 시끄러웠다.

게시글의 내용은 주문한 음식에서 새끼손가락 크기의 쇳조각이 나왔다는 내용이었다. 유명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 주문한 음식에서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것에 네티즌들은 분노했지만 프랜차이즈 본사 역시 다른 이유로 분노했다.

해당 가맹점이 사입(본사 이외에 재료를 구입)한 재료로 음식을 조리해 배달했기 때문이다. 네티즌들의 비난의 화살은 고스란히 본사를 향했다. 본사는 자신들이 공급하지 않은 재료로 만들어진 음식에 삽입된 이물질로 비난을 받은 것도 억울한데 기업 이미지 훼손을 방치할 수 없었기에 소비자에게 배상까지 했다.

본사는 해당 가맹점에 사입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가맹계약을 해지했다.

어찌보면 당연한 조치다. 그러나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으로 앞으로는 사입한 가맹점과도 계약해지가 어려워진다. 뿐만 아니다. 영업비밀을 유출하거나 본사를 비방하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가맹점일지라도 계약해지를 할 수 없다.

지난달 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입법예고한 ‘가맹사업법’ 시행령(개정안)에는 지극히 ‘을’의 입장만을 반영한 내용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개정안에는 △공중의 건강이나 안전상 급박한 위해 염려 행위로 인한 즉시해지 △허위사실 유포로 가맹본부의 명성과 신용의 훼손 행위로 인한 즉시해지 △가맹본부의 영업비밀 또는 중요정보 유출 행위로 인한 즉시해지 등의 항목이 삭제됐다.

프랜차이즈업계에서는 이 개정안을 두고 ‘개악’이라고 입을 모은다.

프랜차이즈 본사의 자산인 조리 매뉴얼, 서비스 매뉴얼 등을 빼돌리는 것은 사실상 기업의 핵심 정보를 유출하는 것이다. 이는 기업이 직원이 산업스파이임을 알고도 고용을 유지하라는 것과 다름없다. 식재료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소비자가 피해를 입었을 경우에도 가맹점에 책임을 묻기 어려워지는 건 또 어떤가.

한 업계 관계자는 “본사에 불만을 품은 가맹점이 악의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해 본사가 위기에 처해도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면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라며 “사입을 하고 본사의 매뉴얼을 따르지 않아도 이를 제어할 수 없다면 프랜차이즈의 본질인 균일한 맛과 서비스를 포기하라는 것”이라고 개정안을 비판했다.

지난달 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에게 '국대떡볶이'에 들어가는 재료가 몇개인지를 물었다. 차액가맹금의 문제점을 짚기 위해서였다. 차액가맹금은 메뉴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에 대한 가격을 공개하고 일반적으로 판매하는 제품과 가격 차이를 알리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핵심재료에 대한 영업비밀이 유출될 우려가 있다.

가맹사업법은 ‘을’인 가맹점을 보호하는 법이다. 그러나 이번 개악으로 공정위는 약자의 보호를 넘어 본사에 ‘잠재적 범죄자’라는 주홍글씨를 새겼다. 심지어는 약자인 ‘을’의 '갑질'은 애써 묵인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거래’에만 사로잡혀 ‘공정성’을 등한시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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