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쌓이는데… 지방 ‘공급 폭탄’ 공포 확산

입력 2019-10-08 06:30 수정 2019-10-08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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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19-10-07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연말까지 총 5만6434가구 공급…지역경기 침체에 수급 균형 깨질까 우려

지방 주택시장이 장기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공급 과잉에 집값은 끊임없이 추락하고, 주인을 찾지 못한 미분양은 쌓여가고 있지만 올해 남은 기간 3만 가구에 달하는 새 집이 더 쏟아질 예정이다.

단순히 주택시장에 초점을 맞춘 미시적인 정책이 아닌 일자리와 소득을 끌어 올릴 수 있는 종합처방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방 아파트값 25개월째 하락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방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달 0.23% 떨어졌다. 지난 2017년 8월 이후 25개월 연속 하락이다.

울산이 30개월, 제주와 강원이 각각 17, 18개월 동안 집값이 가라앉았다. 경북은 46개월, 경남은 45개월째 아파트값이 내리고 있다. 한 때 호황을 누리던 제주 역시 18개월 연속 하락세다.

지방 주택시장이 장기 침체를 겪고 있는 것은 경기 불확실성은 커지는데 주택 공급이 계속 이어지면서 수급(수요와 공급) 불균형이 발생한 탓이다.

실제 경남의 최근 3년간 입주 물량 평균치는 4만282가구로 이전 10년간 평균치(1만8270가구)의 2배를 넘는다. 충북 역시 최근 3년치가 10년치의 2배에 달한다. 집값이 연일 빠지고 있는 강원과 경북도 마찬가지다.

최근 3년 평균치가 이전 10년치보다 유일하게 적은 곳은 대전 뿐이다. 대전은 지난 5월부터 5개월 연속 집값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주에도 집값이 0.27% 뛰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역경제 악화도 지방 주택시장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울산의 경우 지역경제를 떠받쳤던 조선업이 몰락하면서 주택시장도 타격을 받기 시작했고, 집값 하락세는 30개월 동안 이어졌다. 울산은 지난 한 해에만 아파트값이 8% 넘게 빠졌다.

미분양 물량 적체도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8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6만2385가구로 전체의 83%를 차지한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 지방 미분양 가구 비중(84%)에 육박한다. 특히 그동안 공급이 많았던 경남·경북·강원·충남 등에 미분양 물량이 몰려 있다.

◇올 연말까지 지방에 3만 가구 일반분양 쏟아져

건설업계는 지방 미분양 물량 해소를 위해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왔다. 지역 건설사 부도와 일자리 감소 등이 우려되는 만큼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도 지방 미분양 적체 현상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일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지방 미분양을 해소할 수 있는 보완적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방에서 미분양 주택을 취득할 경우 취득세 감면과 양도세 면제 등 세 부담을 완화하는 대책을 마련할 수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지역경제를 살리는 것이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역경제가 살아나지 않는 한 부동산 대책만으로는 언발에 오줌누기”라며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는 종합처방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경제를 역동적으로 돌아가게 할 수 있는 지방 특화정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울산은 조선업 침체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집값이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최근 조선업 수주와 자동차 등 제조업이 활기를 띠면서 아파트값이 133주 만인 지난 주 반등해 2주 연속 올랐다.

올 연말까지 지방에서는 총 5만6434가구의 신규 아파트가 공급될 예정이다. 일반분양 물량으로는 2만8623가구다. 부산이 6751가구로 가장 많고, 대구(5759가구), 울산(2276가구), 경남(1776가구), 강원(1639가구) 등에서 분양이 이어진다.

경기 침체와 공급 과잉 공포에 휩싸인 상황에서 또다시 새 집이 쏟아질 전망이어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그나마 내년에는 전국 입주 물량이 27만가구 수준으로 줄어든다. 2017년부터 올해까지 3년 간 평균 입주 물량인 41만6385가구의 65% 수준이다. 지방 주택시장에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이겠지만 일자리 소멸,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지방 주택시장은 계속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지방은 지역 기반산업 침체와 공급 과잉에 따른 주택 매매·전셋값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집중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울산·거제·군산 등 지역경제가 어려운 지역에는 경기 회복 차원의 정책 역량을 쏟아부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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