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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산안법 개정안, 현실 반영 못해…작업중지 기준 세워야"

입력 2019-06-04 06:00

산안법 하위법령 개정안 관련 의견서 고용부에 입장 전달

경영계가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안법) 하위법령 개정안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사업장에 내릴 수 있는 작업중지 명령의 기준을 구체화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또 산압법이 산업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도급인의 책임 강화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산안법 하위법령 개정안과 관련해 불분명한 규정들이 하위법령에서도 해소되지 않았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고용노동부에 4일 전달했다.

고용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법률을 개정·공포하고 동법 하위법령 전부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바 있다.

◇“작업중지명령 기준 불분명…자의적 판단으로 기업 경쟁력 상실 우려”=한경연은 의견서에서 작업중지명령의 구체적 기준 마련하고 해제 요청시 즉시 심의위원회를 개최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개정 산안법은 사업장 전체를 대상으로 작업중지명령을 내릴 수 있는 법임에도 불구하고, 작업중지명령의 요건과 범위를 ‘급박한 위험’, ‘불가피한 사유’, ‘동일한 작업’ 등으로만 규정하고 구체적 기준은 명시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산업현장에서 감독기관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작업중지명령이 내려질 수 있는 상황이다.

한경연은 “작업중지명령은 해당기업과 협력업체 등 관련 산업에 손실을 발생시키는 만큼, 불가피한 경우에만 내려지도록 명확한 기준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작업중지명령의 요건과 범위를 구체화하는 조항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작업중지명령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위해 고용부가 작업중지명령의 상세 내용에 대해 예시 형식으로라도 하위법령에 규정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또한 경영계는 작업중지명령의 해제 절차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시행규칙 개정안과 고용부 지침에 따르면 작업중지 명령 해제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중대재해와 관련된 작업근로자 과반의 의견을 들어야 하지만 근로자의 범위에 대한 규정이 없고 노조가 근로조건 개선, 파업 등에 이를 악용하는 경우 작업중지가 장기간 지속될 수 있는 문제가 있다는 것.

또 명령 해제를 요청하면 지방고용노동관서의 장이 4일 이내에 심의위원회를 개최하도록 하고 있어 행정절차로 기업들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작업중지명령은 급박한 위험이 있어 내려지는 것이므로 이러한 위험이 해소되면 작업중지도 해제돼야 하고 사업주가 작업중지 해제 요청을 하면 즉시 심의위원회를 개최해 해제여부를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도급인 책임 기준도 광범위”=한경연은 도급인의 책임장소·의무·이행방법에 대한 명확한 기준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산안법과 하위법령 개정안은 도급인의 책임범위를 ‘도급인이 제공하거나 지정한 장소로서 도급인이 지배·관리하는 장소’ 중 22개 산재발생 위험장소로 확대했다.

그러나 도급인이 ‘지정’, ‘지배·관리’하는 장소에 대한 기준이 없어 책임 장소가 지나치게 광범위해질 수 있다.

결국 도급인은 관련된 대부분의 장소가 책임대상이 돼 도급인은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장소도 이틀에 1회 순회점검, 작업환경측정 등을 실시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산안법과 하위법령 개정안은 수급인(하수급인 포함)과 구별되는 도급인의 안전보건조치에 대한 사항을 규정하지 않고 있다.

즉, 도급인이 어디까지, 어떤 의무를, 어떻게 이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있어 도급인이 수급인 및 하수급인의 의무와 동일한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여지가 있어 도급인과 수급인·하수급인 간 역할과 책임을 구분하여 규정할 필요가 있다.

한경연은 ‘중량비율 1% 이상의 황산, 불산, 질산, 염산’을 취급하는 작업을 도급하는 경우 고용부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시행령 개정안은 화관법(화학물질관리법) 상의 도급신고 의무와 중복되고 있어 갈음 규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연구개발용 물질은 수량 관계 없이 물질안전보건자료(MSDS) 규정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행령 개정안은 고용부장관이 고시하는 연구개발용 화학물질·제품 중 연간 100kg미만(개별용기 단위로는 10kg 미만)으로 제조하거나 수입하는 경우는 물질안전보건자료(MSDS) 작성·제출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수많은 연구개발용 화학물질에 대해 절차를 준수하도록 하는 것은 연구개발 지연을 초래해 급변하는 환경에서 기업 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다.

또 한경연은 대표이사의 안전‧보건 계획 수립은 중복규제로 법 적용 대상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추광호 한경연 실장은 “중대재해가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감독기관이 사업장 전체에 작업중지명령을 내릴 수 있는데 작업중지명령은 기업과 관련 산업에 큰 피해를 초래하기 때문에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작업중지명령의 범위와 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도급인의 책임범위 확대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였는데, 책임 장소와 의무 내용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경제계의 의견이 최대한 많이 반영돼서 기업들의 경쟁력이 저하되지 않으면서 산업안전이 강화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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