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다…도시바메모리 인수전, 향후 과제는?

입력 2017-09-21 09:11 수정 2017-09-2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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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D 소송전·반독점 심사·인수 자금이 주요 변수

일본 도시바가 미국 투자회사 베인캐피털이 주도하는 ‘한미일 연합’에 반도체 부문 ‘도시바메모리’를 넘기기로 최종 결정했다. 그러나 인수 절차가 완전히 마무리되기까지는 만만치않은 장애물이 남아있다.

도시바 이사회는 20일(현지시간) 회의에서 한미일 연합과 도시바메모리 매각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인수액은 약 2조 엔(약 20조1182억 원)이다. 도시바는 10월 하순에 열리는 임시 주주 총회에서 정식 결의를 마치고 필요한 절차를 거쳐 2018년 3월 말까지 매각을 완료할 예정이다.

인수자로 선정된 한미일 연합에는 베인캐피털과 SK하이닉스, 일본정책투자은행과 일본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 등이 참여한다. 여기에 미국 애플과 델도 막판 가세했다.

그러나 갈 길이 험난하다. 이번 인수전에서 물을 먹은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제3자 매각 반대 소송을 계속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도시바가 한미일 연합을 우선협상 대상으로 선정했다가 8월에 WD로 선회한 것도 WD의 반발 때문이었다.

도시바의 합작 파트너인 WD는 도시바메모리가 자사 이외 다른 업체로 넘어가는 것을 반대하면서 제3자 매각 금지를 요구하고 국제중재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도시바와 WD는 도시바의 욧카이치 메모리 공장 지분을 절반씩 보유하고 있다. 기술진이 정보를 공유해 제품을 개발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이어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도시바가 “WD가 소송을 철회하지 않더라도 매각 절차를 완료할 수 있다” 강조했다고 전했다. 욧카이치 공장을 도시바가 단독 운영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의 의견은 다르다. 국제 비즈니스 분쟁에 능통한 스티븐 기븐스 변호사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WD의 소송 위험을 과소평가했다. 위험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중재재판소의 중재 절차에는 최소 1년이 걸린다. 도시바가 그 사이 매각을 진행한다 해도 WD가 쓸 카드는 있다. 일본 국제상거래학회 회장인 다가스기 나오시 도시샤대 대학원 교수는 “중재재판소의 정식 판결 전이라 해도 WD가 ‘잠정조치’로서 중지 명령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WD가 승소하면 도시바에 막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 경우 도시바메모리를 인수하는 쪽도 법적 위험을 안게 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WD와 화해를 시도해 소송 위험을 회피하는 게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조언했다.

중국 등 각국의 반독점 심사도 걸림돌이다. 최소 6~9개월이 걸리는 심사 절차가 2018년 3월까지 끝날지 미지수다. 한미일 연합에는 도시바와 경쟁 관계인 SK하이닉스가 포함돼 있어 반독점 심사가 장기화할 수도 있다. 도시바는 매각을 통해 내년 3월까지 자본잠식 상태를 해결해야 도쿄증시 상장을 유지할 수 있다. 시간 여유가 없다. 도시바 관계자는 “무서운 것은 반독점 심사”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밝혔다.

한미일 연합의 구성과 자금 출연 내역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한미일 연합 참여 기업들은 구성이나 자금 부담을 놓고 대략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와 베인캐피털은 약 6000억 엔을 출연하기로 했다. 애플과 델, 시타델 등 미국 IT 대기업 4곳은 의결권 없는 우선주 등의 형태로 4000억 엔 정도의 자금을 내놓기로 했다. 그러나 앞으로 4개사의 협의에 따라 멤버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인수 경쟁 승리의 ‘조커’가 된 애플이 30억 달러(약 3조3930억 원)를 낼지도 불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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